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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코털 좀 어떻게 해주세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호 36면

지난해 여러 지인들과 어울려 떠난 1박2일 여행. 아침에 모두들 펜션 마루에 모여 있는데 한 명(남자)이 배낭에서 쪽가위(바느질이나 여자들 눈썹 정리용 가위)를 꺼내더니 화장실로 향했다. 깔끔한 성격의 스타일리스트이고 보니 어디 뜯어진 실밥이라도 눈에 들어왔나 보다 했다. 그런데 그 가위는 코털 소제용이란다. 남자가, 그것도 여행길에 미용도구를, 더군다나 코털가위를 휴대한다는 사실에 일행은 모두 입을 ‘쩍’ 벌렸다.

그때부터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게 됐다. 강인한 턱 선과 믿음직한 입술, 아침에 정성스럽게 면도했음이 확실한 깔끔한 수염은 남자의 자신감과 매력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 좋은 풍경을 망치는 주범이 있으니 바로 콧구멍 밖으로 비죽 튀어나온 코털이다.

세련된 수트 차림에 날렵한 안경까지 낀 스마트한 남자의 얼굴에서 삐져나온 코털을 보는 순간의 참담함이란!

그런데 이 코털이라는 게, 워낙 짧고 가는 데다 거울을 보는 각도에 따라 교묘히 수직으로 서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부탁하는데 면도 시 거울을 들여다볼 때, 거울을(아니면 얼굴을) 한두 번만 움직여서 코털 점검을 꼭 해주길 바란다.

그럼, 이것을 어떻게 제거해야 할까? 족집게로 뽑아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콧속은 미세혈관들이 모인 곳이라 모근이 깊숙이 박힌 경우 ‘뽑는 행위’는 피부자극이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코털깎기 전문 가위(끝이 둥글게 처리된)를 이용해 잘라내는 거다. 머리숱만큼이나 풍성한 코털을 어찌할 바 모르겠다는 사람이라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코털깎기 전문 면도기를 이용해도 좋다.

‘손에 감기는 섬세한 디자인, 60도 예각의 매끈한 커팅력, 잘린 털까지 감쪽같이 흡수하는 놀라운 편의성, 물청소도 가능한’ 제품들을 1만~4만원이면 살 수 있다. 이미지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무너질 수 있다. 도움말 김기준(파크하얏트 호텔 파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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