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가슴 뛰는 삶, 여자 혼자라도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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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블루』는 팔라우에서 카리브해까지 여자 혼자 떠난 스쿠버 다이빙 여행기다. 저자 유채의 이력은 화려하다. 현 직업은 해외여행 인솔자. 여행하는 것이 주업이며 일 년의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낸다. 하지만 처음부터 여행을 업으로 삼았던 것은 아니다. 스무 살, 세상이 무섭고 인생이 무거웠던 그녀는 남들 사는 대로 살 용기도 없고 그동안 배워온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여행을 떠났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트레킹을 떠났다가 눈 속에 갇혀 죽을 뻔한 경험, 삭발하고 6개월간 인도를 여행하며 하루 종일 주문을 외거나 춤을 추는 공동체에서 지냈던 기억, 호주의 목장에서 한 달 내내 지평선만 보며 잡초를 뽑기도 하고, 멕시코에서 살사를 배우며 살기도 했다.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는 3개월간 예불과 108배를 하면서 지내보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얻은 결론은 더 이상 조직 생활에 묶이지 않고, 불안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단순하게 살겠다는 것이었다. 포항공대 졸업 후 안정적인 대기업 정규직을 박차고 나와 불확실하지만 가슴 뛰는 비정규직 인생을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그녀는 환경 전문 컨설턴트, 스윙재즈댄스홀 주인, 무용가 홍신자의 매니저, 출판 기획자, 대필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스쿠버다이빙을 만났다. 필리핀에서 다이빙을 시작해 태국에서 다이브마스터가 됐고, 카리브 해 사바섬으로 날아가 바다 속 생태계를 연구하기도 한다.

그녀는 말한다. “아, 바로 이것이었구나! 그 속에는 수많은 여행지에서 배운 교훈과 여러 종교, 여러 학문에서 느낀 가슴 떨리는 진리가 모두 녹아 있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최고의 레포츠이자 명상이며, 삶에 대한 예배요, 자기계발 코스였다.”라고.
저자는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대자연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슴 뛰고 신나는 삶을 살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가슴 뛰는 삶을 권유하려고 이 책을 썼다. ‘다이빙하듯’ 인생을 살라고.

이 책은 한 여자가 혼란스러웠던 20대를 지나 드디어 스스로를 신나는 30대로 접어들게 한 스쿠버다이빙에 관한 이야기다. 책 속에는 멋들어진 사진, 스쿠버다이빙에 관한 각종 정보들과 함께 다이버가 된 그녀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늘을 살기보다 내일을 염려하며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은 너무나 짧다. 의미 없는 것들에 둘러싸여 먼 길을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비행기를 타거나 유람선을 타야만 어딘가로 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걸어가기로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출발할 수 있다.

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자료제공=랜덤하우스 / 02-3466-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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