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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르는지방자치시대>21.日사토미 마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中央日報는 지방자치시대의 본격 개막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9월22일부터「막오르는 지방자치시대」시리즈의 1부 「앞서가는 자치단체」와 2부 「자치의 틀은 이렇게」를 지난6일까지 연재한데 이어 제3부「선진국의 지방자치」를 19일부터 게재합니다.제3부는 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대만등 여러나라의 선례를 현장취재한 내용입니다.
[편집자註] 일본 이바라키(茨城)縣 사토미(里美)村 고령자 생산활동센터내 A작업실.
머리가 희끗희끗한 70~80대 남녀 노인 10여명이 옹기종기모여 앉아 동아줄을 꼬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인근 절에 팔 동아줄 한개를 1시간여만에 거뜬히 만든 이들은다시 각자가 맡은 걸개용 복조리.짚신.지게를 엮느라 분주히 손을 움직였다.
같은 시간 B작업실.흰 요리복을 입은 70대 할머니 3명이 싱크대 앞에서 단무지등 절임반찬을 담그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오후 4시30분.하루 일과가 끝나자 노인들은 욕실에서 샤워한 뒤 총총걸음으로 「고령자센터」를 나섰다.
도쿄(東京)에서 북동쪽으로 3시간 거리의 첩첩산중에 둘러싸인산골 사토미村 노인들의 「직장생활」-.
전체인구가 4천8백명에 불과한 이 작은 마을 주민중 25%를차지하고 있는 65세이상 고령자의 건강과 용돈(시간당 6백엔)을 책임지는 고령자센터는 사토미村의 자랑거리다.그러나 이는 사토미村 자치행정의 한 단면일 뿐이다.村은 전체가 하나의 거미줄처럼 엮인 자치사업체와 복지.의료망을 이루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공무원의 헌신적인 노력은 사토미村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고 있다.
현재 사토미村이 진행중인 자치수익사업은 고령자센터 외에 컨트리목장 사업.베드타운 사업.직판소 확충.온천개발등 다양하다.하나같이 전체면적(1만1천9백㏊)중 82%가 산림인 점을 살려 사업을 짜고 또 서로 연계시킨 것이다.
컨트리목장 사업은 10.8㏊의 산림초지에 조성된 목장에 농촌체험관.숙박시설을 갖춘 종합리조트시설 사업.
91년 3월 행정기관인 村과 산림조합.상공회의소.낙농협동조합등 민관(民官)공동출자로 시작해 1차산업인 목장사업을 3차산업인 관광목장사업으로 바꿔가고 있다.해발 7백m에 목장이 조성된천혜의 조건을 활용한 것이다.특히 목장에서 나온 우유와 목재를활용,아이스크림.요구르트와 목공예품의 가공실습이 가능하도록 만든 농촌체험관은 짭짤한 관광수입원이다.목장에는 이밖에 숙박시설.풍차전망대.고령자센터에서 만든 민예품 판매소도 갖춰 도시인의발길을 잡고 있다.
이같은 자치수익사업으로 사토미村의 지난해 1인당 평균소득은 2만9천4백달러에 이르렀다.
村의 기획과 스즈키(鈴木)주임은『농가의 경영부진,중소목재공장의 도산,고령화의 진전으로 이 고장이 한때 최악의 위기를 맞았으나 10년전부터 민관이 머리를 맞대 공동사업을 펴면서 새 자치체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 在宅의료 서비스 …○ 지난해 3월 문을 연 보건센터도 사토미村 자치행정의 정수(精髓)로 꼽을만하다.보건.의료.
복지서비스의 거점으로 조성된 보건센터는 건강진단지도실.모자(母子)검진실.재활실등을 갖춰 노인등 지역주민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村의 이다(飯田)보건복지과장은 『최첨단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설치,전 주민의 건강을 관리하는 한편 화상(畵像)진료체계에의한 재택(在宅)건강지도도 실시중』이라고 밝혔다.
재택 건강지도는 보건센터와 가정.공민관,인근의 히타치 종합병원을 TV전화로 연결한 것으로 마을의 모니터 앞에서 환자가 부위를 보이며 설명하면 히타치 병원 의사가 화면에 나타나 진단해주는 방식이다.
보건센터는 또 월 1회꼴로 허약 노인에게 간호사.보건부를 보내 방문건강지도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村당국은 주민들의 자치의식을 높이기 위해 「1지구 1경관(景觀)조성사업」을 전개중이다.마을 주민간의 연대의식을 높이고 주민들이 스스로 촌정(村政)에 참여하는 풍토를 만들겠다는것이다. ***○… 자치행정의 모델 …○ 村은 이를 위해 8개지구가 스스로 설문조사등의 방법으로 정한 각 사업에 5백만엔씩을 지원했다이에따라 각 지구에는 가로등 설치에서 소(小)공원조성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사업이 주민의 손에 의해 빛을 봤다.풀뿌리 자치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인구 10만명 규모의 지역보다 행정서비스가 더 낫다는 사토미村에도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젊은층 인구 감소와 미토(水戶)市등 인근 주요도시까지의 버스편 부족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기 때문이다.「사토미 민관회사」의 앞으로의 도전이 주목된다.
[이바라키縣=吳榮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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