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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요대제전 이번엔 무대 표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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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열린 MBC ‘가요대제전’이 일본 인기 그룹 공연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데 이어 이번엔 MTV 무대를 베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 이상 시청자 몰래 슬그머니 해외 프로그램을 따라 해서는 안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논란은 오프닝 부분부터 불거졌다. 시작 무대의 컨셉트는 ‘무한도전’의 6명 멤버가 밀림 속 아기로 변해 사자에게 도망 다니다 어른으로 변신해 공연장에 뛰어들어오는 것이었다. 사자 대신 공룡이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일본 인기 그룹 ‘스마프(SMAP)’의 2006년 콘서트 도입부를 “그대로 베낀 수준”이라는 시청자 의견이 잇따랐다. 사태가 악화되자 제작진은 “표절이 아닌 패러디”라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비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대다수가 표절로 착각할 정도면 패러디라는 해명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사진출처=다음 아고라 ID'지스타'

‘패러디’ 소동에 이어 이번에는 무대 배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큐빅 모양으로 꾸민 무대가 미국 MTV 시상식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허락이나 받고 차용한 것인가” “무대까지 표절이라니 더는 참을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표절 당한 것으로 지목된 무대는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MTV Video Music Awards 2007(VMA)’시상식. 1984년 개최 후 음악계에서 20년 넘게 세계 최고의 행사로 꼽히는 행사다.

MTV측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참고’하는 것과 아이디어를 무대로 만들어내는 소스로 ‘활용’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또 “참고는 어디까지나 참고로 머물러야 하며, 아이디어를 무대로 옮기려면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해 논란의 소지를 미리 막아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표절 논란이 일자 서둘러 ‘패러디’라 해명한 것도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패러디가 그 기능을 하려면 사전에 그 원본의 내용을 시청자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며 “이번 건은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SMAP’의 컨셉트를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온전한 패러디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MBC 가요대제전 제작을 맡은 권석 PD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명확한 입장 해명을 회피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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