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상>구매력평가GN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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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구매력평가(購買力平價:PPP)는 스웨덴의 경제학자 구스타브 카셀이 개발한 개념이다.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을 8백대 1이라고 하자.
미국에서 1달러에 살 수 있는 물건을 한국에서 8백원에 살 수 있음을 뜻한다.8백원보다 비싸거나 쌀 경우 8백 대 1의 환율은 잘못된 것이다.구매력이 패리티(平價)에 이를 때까지 환율은 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론이지 현실은 아니다.우선 모든 상품이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거래되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그럼에도 이 PPP는 환율 움직임을 예측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달리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유니언뱅크는 세계 53개 도시의 구매력 비교를 위해맥도널드 햄버거의 「빅 맥」을 척도로 삼고 있다.
빅 맥 하나를 사먹기 위해 몇시간 일을 해야 하는가로 임금소득의 구매력을 국제비교한다.나이지리아 라고스 시민은 빅 맥 하나를 사먹기 위해 11시간을 일해야한다.미국 시카고에선 14분만 일하면 된다고 한다.세계은행(IBRD)은 최근 구매력평가로환산한 새 국민총생산(GNP)을 선보였다.각국의 국민총생산을 미국 달러화로 표시한 것이 지금까지의 GNP였다.
미국인들이 국내에서 달러를 주고 사는 분량의 물건을 각국이 그들 시장에서 그들 통화로 얼마에 사는가,그 실질구매력으로 환산한 것이 PPP GNP다.값의 단위는 「국제달러」다.
기준이 되는 미국은 두개의 값이 똑같다.93년 현재 1인당 GNP는 2만4천7백50달러,PPP GNP 역시 같은 값이다.
그러나 여타국들의 PPP GNP 값은 크게 달라진다.물가수준이높은 선진국들은 일반 GNP보다 PPP GNP값 이 크게 떨어지는 반면 저개발국및 개발도상국들은 일반 GNP보다 몇배로 치솟는다. 이 결과 미국은 1인당 GNP로 세계 7위였으나 PPP GNP로는 2위에 올랐고 일본은 3위에서 7위로 처졌다.한국은 일반 GNP로 34위,PPP GNP는 31위로 큰 변동이없다.베이징(北京)의 소형차와 뉴욕의 소형차는 굴러가 는 것은같지만 그 질과 누리는 여건이 같을 수 없다.통계의 「허상」이다. 「국제달러로 부풀려진 GNP」가 「원조졸업국」선정에 악용돼서는 안된다는 경고도 나돈다.PPP의 주인공 카셀은 『하나의세계통화를…』하며 숨을 거두었다.「국제달러」가 그와 유사한 개념이다.그의 조국 스웨덴이 미국달러 기준 GNP 세 계 6위에서 「국제달러」 기준 20위로 밀린 점이 눈길을 끈다.
〈本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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