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인터넷 뱅킹에 가입한 고객 수(중복가입 포함)는 4244만5000명으로 1년6개월 전보다 1000만 명가량 늘었다. 입출금의 경우 은행 창구에 가지 않는 ‘비대면거래’ 비중이 79.4%, 계좌조회 같은 조회 서비스는 비대면거래 비중이 81.5%에 달했다. 인터넷 대출신청은 하루 평균 2100건, 193억원에 달한다.
인터넷 전용 상품도 크게 늘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인건비 등을 절약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굳이 창구를 찾아가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금리우대 같은 각종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 뱅킹을 선호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인터넷 상품은 2006년 말 432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736개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인터넷 상품 잔액이 1년 새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인터넷 금융은 잘만 이용하면 비용을 아끼고 수익을 더 높일 수 있다.
◆어떤 우대가 있나=은행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깎아 주고 있다. 또 펀드에 가입할 때는 수수료를 1%포인트 깎아 준다. 또 대출받거나 예금할 때는 금리를 우대해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금리가 6.7%로 하나은행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다. 신한은행은 ‘탑스 외화적립예금’을 인터넷에서 현금으로 적립하면 환전 수수료를 30% 할인해 준다. 우리은행은 인터넷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인 ‘우리로모아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더 얹어 주고 있다. 외환은행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런 온라인 서비스도=신한은행은 경찰청과 함께 7일부터 교통과태료를 인터넷 뱅킹과 폰 뱅킹을 통해 24시간 납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무인단속 카메라에 의해 과속 또는 신호 위반으로 단속됐을 경우 가상의 은행계좌 번호를 운전자에 부여해 인터넷 뱅킹이나 폰 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행정자치부와 ‘e하나로 민원 서비스’ 협약을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고객 동의 아래 주민등록등·초본 등 12종의 행정자료를 온라인으로 열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은 대출받을 때 주민등록등·초본 등을 발급받아 가져 갈 필요가 없다.
◆TV 뱅킹도 본격화=집에서 TV를 보면서 계좌 조회나 자금 이체를 할 수 있는 TV 뱅킹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신한에 이어 기업은행이 TV 뱅킹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TV 뱅킹은 KT와 제휴해 ‘메가TV’를 통해 계좌 조회와 이체, 신용카드, 대출, 외환 등 다양한 은행 업무를 TV 화면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TV 뱅킹은 인터넷 뱅킹에 가입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셋톱박스에 공인인증서가 저장돼 있는 USB를 꼽는다. 그런 다음 리모컨을 이용해 ‘금융’ 폴더를 선택한 뒤 원하는 은행이나 증권사 코너로 들어가면 된다.
◆이런 점은 주의해야=비밀번호와 공인인증서 관리가 중요하다. 인터넷 뱅킹을 하면 개인 신용정보(이름·통장·거래내용 등)가 인터넷과 연결된 컴퓨터에 저장된다. 따라서 인터넷 사이트가 해킹당하거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등을 잃어버리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모바일 뱅킹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뱅킹에 로그인할 때 사용되는 핀(PIN)번호와 계좌 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보안카드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 때는 반드시 해당 이동통신사에 신고해 다른 사람의 부정사용에 대비해야 한다.
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