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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짠순이, 인터넷 뱅킹을 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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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회사원 이우용(39)씨는 최근 모든 금융 거래를 인터넷 뱅킹으로 하고 있다. 평상시에 쓰는 약간의 돈을 현금인출기에서 찾는 것을 제외하고는 계좌 이체에서부터 예·적금 가입까지 인터넷으로 한다. 이씨가 이렇게 인터넷 뱅킹을 하는 이유는 각종 수수료도 적을 뿐 아니라 금리도 우대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인터넷 뱅킹에 가입한 고객 수(중복가입 포함)는 4244만5000명으로 1년6개월 전보다 1000만 명가량 늘었다. 입출금의 경우 은행 창구에 가지 않는 ‘비대면거래’ 비중이 79.4%, 계좌조회 같은 조회 서비스는 비대면거래 비중이 81.5%에 달했다. 인터넷 대출신청은 하루 평균 2100건, 193억원에 달한다.

인터넷 전용 상품도 크게 늘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인건비 등을 절약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굳이 창구를 찾아가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금리우대 같은 각종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 뱅킹을 선호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인터넷 상품은 2006년 말 432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736개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인터넷 상품 잔액이 1년 새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인터넷 금융은 잘만 이용하면 비용을 아끼고 수익을 더 높일 수 있다.

◆어떤 우대가 있나=은행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깎아 주고 있다. 또 펀드에 가입할 때는 수수료를 1%포인트 깎아 준다. 또 대출받거나 예금할 때는 금리를 우대해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금리가 6.7%로 하나은행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다. 신한은행은 ‘탑스 외화적립예금’을 인터넷에서 현금으로 적립하면 환전 수수료를 30% 할인해 준다. 우리은행은 인터넷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인 ‘우리로모아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더 얹어 주고 있다. 외환은행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런 온라인 서비스도=신한은행은 경찰청과 함께 7일부터 교통과태료를 인터넷 뱅킹과 폰 뱅킹을 통해 24시간 납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무인단속 카메라에 의해 과속 또는 신호 위반으로 단속됐을 경우 가상의 은행계좌 번호를 운전자에 부여해 인터넷 뱅킹이나 폰 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행정자치부와 ‘e하나로 민원 서비스’ 협약을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고객 동의 아래 주민등록등·초본 등 12종의 행정자료를 온라인으로 열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은 대출받을 때 주민등록등·초본 등을 발급받아 가져 갈 필요가 없다.

◆TV 뱅킹도 본격화=집에서 TV를 보면서 계좌 조회나 자금 이체를 할 수 있는 TV 뱅킹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신한에 이어 기업은행이 TV 뱅킹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TV 뱅킹은 KT와 제휴해 ‘메가TV’를 통해 계좌 조회와 이체, 신용카드, 대출, 외환 등 다양한 은행 업무를 TV 화면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TV 뱅킹은 인터넷 뱅킹에 가입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셋톱박스에 공인인증서가 저장돼 있는 USB를 꼽는다. 그런 다음 리모컨을 이용해 ‘금융’ 폴더를 선택한 뒤 원하는 은행이나 증권사 코너로 들어가면 된다.
 
◆이런 점은 주의해야=비밀번호와 공인인증서 관리가 중요하다. 인터넷 뱅킹을 하면 개인 신용정보(이름·통장·거래내용 등)가 인터넷과 연결된 컴퓨터에 저장된다. 따라서 인터넷 사이트가 해킹당하거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등을 잃어버리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모바일 뱅킹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뱅킹에 로그인할 때 사용되는 핀(PIN)번호와 계좌 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보안카드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 때는 반드시 해당 이동통신사에 신고해 다른 사람의 부정사용에 대비해야 한다.

김창규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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