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동호회·팬클럽도 "나눔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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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청 4층 강당. 노래 연습을 위해 모인 송파구 합창단원 45명의 손에는 옷가지와 생활용품을 가득 담은 보따리가 들려 있었다. 송파구 주민들로 구성된 합창단원들이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다. 보따리엔 의류가 가장 많았고, 가습기.스피커.신발.가방 등 품목도 다양했다.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까지 두 차례에 걸쳐 기증한 물품은 대형 이삿짐 박스로 10여개 분량에 이른다.

합창단장 최화숙씨는 "개별적으로 기증하던 일부 단원들이 '연습하는 날 기증품을 모으면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해 단체 기증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합창단원 추영희(55)씨는 "남편 넥타이 1백여개와 아이들 옷 등을 챙기다 보니 어느새 큰 가방이 가득 찼다"며 "다른 단원이 가져온 기증품을 보면 다음에 뭘 가져와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되니 기증품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인 팬클럽도 아름다운 가게에 동참하고 있다.

가수 조성모씨 팬클럽 '마리아'는 팬들의 기증품을 모아 다음달 6일 아름다운 가게 명동 아바타점에서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 행사에 전국 단위의 동호회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팬클럽 회장 백명주(30)씨는 "똑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친목모임이기 때문에 뜻이 잘 맞고 결속력이 높다. 덕분에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는 행사를 추진하기도 더 쉬웠다"고 말했다. 조성모씨도 팬들의 제안에 기꺼이 동참할 뜻을 밝히고 자신이 입던 옷 등 다양한 물품을 내놓기로 했다.

행사장에는 조성모씨의 기증품과 팬들이 내놓은 사진.포스터.사인이 든 CD 등 조성모씨 관련 물품을 전시.판매하는 별도의 코너가 마련된다.

한편 배우 김재원씨 팬클럽의 소모임인 '누나부대' 회원 10여명은 6개월째 아름다운 가게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기적으로 기증품을 모아 내놓고 있으며 매달 셋째 토요일에는 아름다운 가게 물류창고에서 기증품을 분류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소모임 대표 이성민(30)씨는 "오프라인에서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뜻이 모여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일본인 팬이 기증품을 싸 가지고 방한할 정도로 기증이 확산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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