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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도 시민도 준비안된 쓰레기종량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全國綜合]을해(乙亥)년 새해는「쓰레기와의 전쟁」으로 시작됐다. 종량제가 전국에서 전면 실시된 1일부터 주택가마다 규격봉투 구입부담을 덜기 위해 미리 내놓은 묵은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뤘다. 지난해말이후 연휴기간까지 한꺼번에 쏟아진 쓰레기더미는시.군.구의 수거능력을 초과,연휴가 끝난 3일에도 주택가 인근도로까지 넘쳐흘렀으며 이를 틈타 불법투기가 성행하기도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휴중 쓰레기 배출량은 전국 평균 하루 9만6천t으로 평소보다 53%가 많았으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5만6천t으로 평소보다 1백%가 늘었다.
또한 김포 수도권매립지측은 연휴기간중 문을 닫는 바람에 쓰레기의 수거.운반에 차질을 빚어「쓰레기 대란」사태의 요인이 되기도 했고 춘천시는 종량제 규격봉투에 오물세를 추가부담하도록 해반발을 불렀다.반면 일부지역은 체계적인 사전홍보 를 통해 묵은쓰레기를 미리 내다버리도록 유도,비교적 순조롭게 종량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현장=3일 오전 서울강남구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단지.
쓰레기수거함에는 규격봉투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일반 비닐봉투가 가득 쌓여있다.
서울관악구봉천1동 주택가도 비규격 검정봉투에 담긴 쓰레기가 폐가재도구등과 함께 골목을 메우고 있다.
서울성동구광장동 K아파트단지는 일반봉투에나마 제대로 담지않은각종 잡동사니 쓰레기가 수거함을 흘러넘쳐 마치 쓰레기 중간집하장처럼 돼버렸다.
지방도 마찬가지여서 전주시덕진구덕진동 전북대옆 삼화주택단지는1일부터 장롱등 대형 폐가구 20여점과 생활쓰레기가 쌓이면서 골목길을 막아버려 주민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대구시수성구지산동 지산1단지는 분리수거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종이.캔등 재활용품이 비규격 검정봉투와 섞인 채 널려있다. ◇진단=이같은 상황은 사전준비및 홍보부족과 당국의 안일한 대처때문.
서울시는 종량제에 앞서 묵은 쓰레기배출이 급증할 것이 예상됐는데도 지역별.단계별 수거계획을 미리 세우지 않아 연말 쓰레기홍수를 빚었다.
게다가 연휴기간중 김포 수도권매립지를 폐쇄했다가 뒤늦게 2일낮부터 문을 여는 바람에 수도권 곳곳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운반.처리하지 못해 곤란을 겪었다.
이 바람에 묵은 쓰레기가 계속 쌓여있어 불법배출을 부추기고 있다. 주부 李모(35.서울관악구봉천1동)씨는『규격봉투에 담아버리려고 했는데 일반봉투에 담긴 옛날 쓰레기도 그냥 쌓여있어 비규격봉투에 담아 버렸다』고 말했다.
홍보도 제대로 안돼 택시운전기사 金모(45.여)씨는『종량제가15일부터 시작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서울시가 15일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설정한 것을 착각한 것이다.
환경부는 1일부터 2일 낮12시까지 전국에서 6천4백94건의비규격 봉투 사용 불법 배출을 적발해 70건에 대해 3백79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모범=한편 일부지역은 사전 홍보를 통해 묵은 쓰레기를 미리치우고 주민감시단을 가동시켜 제대로 종량제를 맞이하기도 했다.
인천시북구산곡동 현대아파트단지는 지난달 26일부터 단지내 방송을 통해 묵은 쓰레기를 내놓도록 유도해 깨끗이 치웠다.
인천시북구청은 연휴기간중 구청장을 비롯해 구청.동직원과 위생공사 미화원등 모두 1천1백명을 동원,관내 묵은 쓰레기를 모두치우고 불법투기 감시를 벌였다.
서울성동구왕십리동 S아파트에서는 2일 밤 40대주부 李모씨가검은 비닐봉투에 담은 쓰레기를 몰래 버리려다 자체감시활동중이던주민 2명에게 제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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