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경호 나토軍에 맡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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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테네 여름올림픽 개막을 5개월 앞두고 그리스가 테러방지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임시 주둔을 허용할 것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0일 보도했다.

IHT는 "그리스 정부가 이미 생물.화학 공격 관련 정보의 수집 및 처리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나토와 수차례 논의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개최국이 보안 및 경비를 위해 외국 군대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 터키의 지배를 4백년 이상 받았던 그리스에서 외국군의 주둔을 허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다. 따라서 그리스 정부는 다음달 7일 총선이 끝나야 공식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나토든 나토의 개별 동맹국이든 외국 군대가 올림픽 경호에 나설 게 확실시된다고 IHT는 보도했다.

도라 바코야니스 아테네 시장은 "그리스는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나라 중에서 기술적으로 재정적으로 가장 미약한 나라 중 하나"라며 "올림픽 경호는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각국의 도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인 그리스는 아테네 올림픽이 9.11 테러 이후 첫 여름올림픽이기 때문에 테러 집단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 취약 분야에 대한 나토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IHT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중 나토군은 주로 항공 정찰 작전에 투입된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하늘에서 수상한 차량의 흐름을 감시하며 해상에선 미 6함대가 경계 임무를 맡게 된다.

그리스는 또 핵.생물.화학무기의 공격을 미연에 탐지할 수 있도록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스는 또 항구가 많고 해안선이 복잡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수중 침투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감시할 시스템은 갖추지 못해 이 분야를 미국 보안업체 SAIS에 일임했다. 그리스 정부와 2억5천5백만유로(약 3천2백억원)에 보안 계약을 체결한 SAIS는 아테네 거리와 주요 항만에 1천3백개의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해 24시간 경계경비에 들어갔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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