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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부자들이 말하는 부자] “110억원 있어야 부자”… “10명 중 9명 자녀 유학

중앙일보

입력

포브스코리아과연 부자가 보는 부자는 어떤 존재인가.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모았고, 어떤 곳에 돈을 쓰고 싶어 할까. 그들이 선호하는 자동차는 무엇이고, 명품을 구입할 때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까. 자녀들을 해외로 유학 보낼 생각은 얼마나 할까. 기부는 얼마나 하고 있고, 자식들에게 유산은 얼마나 남길 요량인가. 포브스코리아가 2007년 송년호를 맞아 ‘부자가 말하는 부자’를 최초 공개한다.


‘부자는 최소한 자산 110억원 이상 있어야 하며, 자동차로는 벤츠, 명품 브랜드로는 샤넬을 선호한다. 부자가 되는 데는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며, 재테크 수단으로는 부동산을 으뜸으로 꼽는다. 10명 중 9명은 자녀 유학을 이미 보냈거나 보낼 생각이 있고, 평균 자신의 소득 5%를 기부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서울 지역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100명을 통해 들여다 본 ‘한국의 부자상’이다. 설문 대상의 고가 아파트로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삼성동 아이파크, 목동 하이페리온, 분당 파크뷰 등 시가 20억원 이상으로 한정했다.

전체 응답자 중 30대가 12명, 40대가 16명, 50대가 30명, 60대가 41명, 70대가 1명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62명, 여자가 38명이었다. 조사는 11월 7일부터 17일까지 10일 동안 이뤄졌고, 일부 객관식 문항은 복수응답을 허용했다.

최소 110억원 있어야 부자 = 첫째 질문은 ‘한국에서 부자라면 부동산을 포함해 얼마의 재산을 가진 사람인가’였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치를 구하자 110억원이 나왔다.

지난해 2월 포브스코리아가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당시 답변의 평균 금액은 89억원이었다. 즉 일반인이 생각하는 부자보다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재산 기준이 더 높은 셈이다.

실제 전체 응답자 중 100억원 이상이라고 말한 사람이 46명으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500억원 이상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5명, 1,000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2명이나 있었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50대들의 답변 평균치가 147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40대 응답자의 평균치는 71억원으로 가장 낮았다.

부자에 대한 인식 ‘부정적’이란 것 알아 = 부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묻는 질문엔 전체 응답자의 63%가 ‘부정적인 편’이라고 답했다. ‘매우 부정적’이란 의견도 8%로 전반적으로 부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편’이란 응답은 16%, ‘매우 긍정적’이란 응답은 1%에 그쳤다. 보통이라고 답한 사람은 13%였다.

지난해 2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은 45%가 부자에게 호감을 보였다. 부자가 직접 느끼는 부자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이 느끼는 인식보다 훨씬 부정적인 셈이다.

당시 일반인은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으로 ‘한국의 부자들이 부의 사회환원이 부족하고’(93.2%), ‘부에 걸맞은 세금을 내고 있지 않으며’(87.8%), ‘가진 자로서의 도덕적 의무,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하지도 않는다’(75.8%)고 답했다.

본인 소득의 5% 정도 기부 = 이와 관련해 이번 조사에선 ‘현재 기부를 하고 있다면 본인 소득의 얼마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답변한 사람들의 평균치를 구하자 5.1%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부는 하고 있지만 본인 소득의 5% 미만’이란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2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본인 소득의 10% 이상 기부한다’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아예 하지 않는다’와 ‘소득의 5~10% 미만을 기부한다’는 각각 23%씩 차지했다. 기타 답변으로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 있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 거주자들이 본인 소득의 평균 7%를 기부해 가장 높았고, 분당 고급 아파트 거주자들은 4.3%로 가장 낮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3.9%로 가장 낮았고, 50대가 6.2%로 가장 높았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자신이 가진 부(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 답변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응답자 중 절반이 부자로 산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이 중 스트레스가 매우 심하다고 답한 사람은 4%에 그쳤다. 반면 스트레스가 별로 없다는 의견은 30%, 아예 없다는 의견도 20%나 나왔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본인 노력으로 부 일궈 = 부자들은 자신이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이 질문엔 응답자의 75%가 ‘본인의 노력’이라고 답했다. 타고난 운(신의 가호)은 16%, 상속은 9%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월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다. 당시 일반인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가 ‘집안 배경’을 꼽았다. 본인의 노력은 19%, 타고난 운은 16%에 불과했다.

즉 부자들은 대부분 ‘본인의 노력’으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고, 일반인은 ‘집안 배경’이 좋아서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셈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으로는 ‘성실과 노력’(26%), ‘재테크’(25%), ‘전문성’(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집안 배경(7%), 타고난 운(6%), 인간관계(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학벌(3%), 외모(1%)는 소수의 의견에 불과했다.

이 역시 지난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일반인은 당시 조사에서 ‘돈 많은 부모’(26.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재테크’(21.1%)와 ‘전문성’(11.9%)을 그 다음으로 꼽았다. 성실성은 4.7%에 불과했다.

재산 불리는 데는 부동산이 최고 = 부자들은 지금껏 자신의 재산을 축적한 방법 중 무엇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할까. 여기엔 응답자의 43%가 부동산을 지목했다. 사업체(19%), 직장생활(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융 재테크가 14%, 상속은 불과 2%에 그쳤다.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으로도 응답자 100명 중 51명이 부동산을 꼽았다. 최근 주식시장 열기를 반영하듯 펀드를 꼽는 사람도 46명이나 있었고, 직접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도 26명이나 됐다.

한때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손꼽혔던 은행 재테크는 9명에 불과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술품 재테크도 2명이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나이별로 선호하는 재테크가 달랐다. 30대 응답자들은 펀드(50%)를 꼽는 사람이 부동산(25%)보다 많았지만, 40대에선 부동산(56%)이 펀드(25%)보다 많았다.

현재 본인의 주소득원은 무엇이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38명이 자신의 사업체를 꼽았다. 금융 소득(31명)과 부동산 임대수익(27명)을 꼽는 응답자들도 많았다. 연봉(19명)과 기타 소득(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자신의 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을 묻자 시가 2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거주자들답게 주택을 꼽은 사람이 33%나 됐다. 이어 빌딩(26%), 금융재산(2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토지는 11%에 그쳤다.

나이별로 보면 30대는 금융재산(42%)이 가장 많다고 답한 반면 50대에선 주택(50%)을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50대 이상에선 빌딩(상가)이 많이 선택됐다.

부자가 되면 인생을 즐길 수 있어 = 부자가 된 후엔 어떤 점이 가장 좋을까. 전체의 39%가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다’고 답했다. 24%는 ‘자녀에게 부를 물려 줄 수 있다’고 했고, 20%는 ‘남을 도울 수 있다’고 응답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16%를 차지했다. ‘노후엔 어떤 주거 형태에서 살고 싶냐’는 질문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타운하우스(2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는 사람들도 27%를 차지해 자연에 대한 향수를 엿볼 수 있었다. 반면 실버타운도 24%나 답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살고 있는 도심 아파트에 그대로 살고 싶다는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10명 중 9명 자녀 유학 보내 =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녀 교육관이었다.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가 이미 보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36%가 ‘보낼 예정’이라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 ‘보낼 계획이 없다’는 4%에 그쳤다. 10명 중 9명은 유학을 보내거나 보낼 생각이 있다고 답한 셈이다.

자녀들의 유학 적령기로는 대학교가 35%, 대학교 졸업 이후가 29%를 차지했다. 중학교 때란 응답은 16%, 고등학교 시절이란 답변은 9%를 차지했다. 초등학교 9%, 유아기가 좋다는 응답은 1%에 그쳤다.

은퇴 시점은 64세가 적절 = 부자들은 은퇴 시점으로 언제가 적당하다고 볼까. 응답자 답변의 평균치를 구하자 ‘64세’였다. 전체 응답자 중 70세 이상이란 응답자도 25%나 차지했다.

은퇴 후 어떤 삶을 보내고 싶느냐는 질문엔 ‘스포츠와 레저를 즐기겠다’는 응답자가 58명으로 가장 높았고, ‘여행을 떠나겠다’는 사람도 37명이었다. ‘자선활동을 하겠다’는 사람도 31명으로 비교적 많았다. 계속 일하겠다는 사람도 13명이나 있었다.

벤츠와 샤넬 선호 = 지난해 실시한 일반인 대상 부자관 조사에서 사람들이 부자라고 하면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명품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여겼다. 실제 부자들은 어떤 차를 타고 다니고, 어떤 명품을 선호할까.

보유 자동차를 묻자 벤츠와 렉서스가 18%로 가장 많았다. BMW가 12%로 그 뒤를 이었다. 아우디(6%)와 볼보·혼다·인피니티·폴크스바겐(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샤브와 벤틀리 등도 소수 있었다. 국산차로는 그랜저가 9%로 가장 많았고, 에쿠스·오피러스가 각각 8%로 뒤를 이었다. 국산차의 경우 세컨드 차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사고 싶은 차로는 벤츠가 32%로 1위를 차지했다. BMW(18%)·렉서스(7%)·아우디(6%)·벤틀리(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람보르기니, 애스톤 마틴, 포르셰, 재규어 등 스포츠카를 사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국산차를 사고 싶다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를 묻자 전체 응답자 중 16%가 샤넬을 꼽았다. 루이뷔통이 13%로 2위를 차지했고, 에르메스·까르띠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명품을 살 때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브랜드 명성이 4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희소성과 유행이 그 뒤를 이었다.

주변의 권유에 따라 구입한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만큼 명품 구입에 있어선 주관적인 관점을 중시했다. 가격을 중시한다는 의견은 11%에 그쳤고, 투자가치를 본다는 의견도 3%에 불과했다. 디자인과 품질·취향에 따른다는 사람들은 여럿 있었다.

와인 즐겨 마시고 여행 좋아해 = ‘한 달 동안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엔 ‘여행을 한다’는 사람이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스포츠와 레저를 즐긴다는 사람도 20%를 차지했고, 사회 자선활동을 하겠다는 사람도 12%나 있었다. 남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3%였다.

‘좋아하는 술은 무엇이냐’는 질문엔 최근 불고 있는 와인 열풍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48%가 와인을 꼽았을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위스키가 16%로 2위, 맥주가 13%로 3위를 차지했다. 소주도 11%로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꼽았다.

선호하는 와인으로는 저렴한 ‘보졸레 누보’부터 히딩크의 와인 ‘샤토 탈보’, 특급와인 ‘샤토 마고’ 등 다양한 와인들이 등장했다.

좋아하는 주류 브랜드로는 발렌타인을 가장 많이 꼽았고, 조니워커가 그 뒤를 이었다. 와인과 함께 최근 주류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꼽는 사람도 꽤 있었다.

죽을 때 재산 5분의 1 사회환원 = ‘죽기 전 기부할 생각이 있다면 재산의 얼마를 기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답변 평균치를 구하자 19%였다. 즉 평균 재산의 5분의 1가량을 기부할 생각이 있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를 기부하겠다는 사람이 47%로 가장 많았고,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대답도 16%나 있었다. ‘아예 하지 않겠다’는 대답도 6%를 차지했다. ‘연구해야 될 과제다’,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란 답변도 있었다.

자녀 1인당 남길 유산으로 얼마가 적당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의 평균치는 ‘16억원’이었다. 10억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36%로 가장 많았고, 20억원이란 사람이 16%로 그 뒤를 이었다. 한 푼도 안 남기겠다는 사람은 2%에 불과했고, 100억원과 200억원이라고 답한 사람은 1%씩 차지했다.

글 손용석·조용탁·염지현·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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