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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비엔날레 범세계 超대형으로 추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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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금년들어 미술계 일부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국제규모의 비엔날레 설립이 최근 구체화됐다.지난 6일 광주시가 내년 9월 광주비엔날레 개최를 밝힌데 이어 12일에는 53명으로 구성된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정식 구성됐다.
18일에는 넬슨 아길라 상파울루 비엔날레 위원장,아킬레 보니토 올리바 前베니스 비엔날레 운영위원장,캐서린 데이비드 카셀다큐멘타 책임큐레이터등 세계적 명성을 가진 미술제 운영자들을 초청,광주시립미술관에서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설정및 운 영방법에 대해 자문하는 심포지엄까지 개최했다.
전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광주비엔날레 개최결정과 그 빠른 진행과정에 대해 미술계 일부에서는 놀라움과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 이렇다할 비엔날레가 없다는데서 아태(亞太)지역을 대상으로 비엔날레 창설여부를 조심스럽게 타진해온 문화체육부나 미협 주변인사들은 비엔날레의 광주개최에 허를 찔린듯한 표정이 역력하다.
광주비엔날레가 전격 결정된 배경은 광주시의 21세기전략과 지역미술인들이 꾸준히 모색해온 미술계의 이해가 일치한 점을 꼽을수 있다.
광주시당국은 21세기전략의 하나로 이렇다할 산업기반이 없는 광주시를 문화이벤트 도시로 가꾸기로 하고 세계화 10대전략의 첫머리에 문화.관광사업적 성격이 강한 비엔날레 설립을 올려놓았다. 또 지역미술계는 기존 미전의 개선방안을 모색해왔는데 시의지원만 있다면 국제규모의 비엔날레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적극 추진하게 된 것.
광주시와 광주미술인들은 이미 지난 11월 국제적 행사경험이 있는 미술평론가 이용우(李龍雨.고려대)교수등을 끌어들여 마스터플랜을 작성,정부 고위당국자의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현재 알려진 광주비엔날레 행사의 기본축은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처음부터 베니스나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버금가는 대형 비엔날레로 출범하며 지역도 아태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국제화한다는 것.내년 9월20일부터 11월20일까지 두달간 광주 중외공원안에 있는 광주시립미술관과 민속박물관,그리고 신축예정인 비엔날레 전용전시장등 3개 전시관을 사용해 제1회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할 계획이다.
성격은 입체.평면.매체미술등 3개 장르를 중심으로 현대미술의첨예한 양상을 점검하면서 광주시가 가진 5.17민주화항쟁의 역사적 의미및 전통적 예술도시의 의미를 포괄하는 테마를 담는 것으로 돼있다.
세계를 아시아.북미.서유럽.동유럽.중남미.아프리카등 6개지역으로 나눠 지역마다 커미셔너의 책임아래 작가를 선정,50개국에서 모두 1백여명의 작가를 초청할 예정인데 국제적인 작가들의 개인전이나 그룹전,한국화 특별전등도 따로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경비는 약 1백억원.이 가운데 운영비 58억원은 시예산으로 충당하고 전시관 신축비용등은 나산실업.금호등의지원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광주비엔날레의 진행과정과 행사비용등에 대해 시비가 없는 것은아니지만 국내 미술이 세계미술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통과료를 내지 않을수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고,또 비엔날레를 통해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화단의 이해와 관심을 집 약할 수 있다는 이점등을 감안할 때 시비보다는 국내미술계가 합심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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