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어린이들에 우리말 책 보내자는 운동 전개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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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우리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재일동포 어린이들에게 책을 보냅시다.』 재일동포 2,3세들이 우리 민족의 얼과 문화를 배울 수있도록「우리말 책」을 보내자는 운동이 대전지역 민주청년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대전참일꾼회의(의장 李鍾大.32)는 지난 9월부터 대전청소년문화공간과 서대전일사랑청년회등 산하단체 회원들이 기증한 역사책.위인전.동화책 등 5천여권의 책을 어렵게 우리말을 배우고 있는 일본「민족학급」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민족학급」이란 민단소속 학교나 조총련계 학교 어느 쪽에도 입학하지 않고 일본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동포학부형들이「민족교육 촉진협의회」를 결성,학교당국의 허락을 받아 1주일에 2시간씩 우리말 등을 가르치는 교육공간이다.
오사카(大阪)의 경우 현재 2천5백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1백50여개의 민족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대전참일꾼회의가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6월 아시아의 평화를 생각하는 모임이 주최한「아시아 평화연대회의」에 참석키 위해 몇몇 회원이 일본에 다녀오면서부터다.
이들은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우연히 이곳을 방문하면서 일본인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재일동포 2세 어린이들이 유일하게 우리민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민족학급이라는 사실을 알고 민간차원에서라도 이들에게 필요한 책을 보내 주기로 한 것이다. 일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회원들은 귀국하자마자 대전참일꾼회의 회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지난 9월초부터 지난달말까지 5천여권의 책이 기증됐다.
대전참일꾼회의 이종대의장은 『열악한 교육환경과 본국의 무관심속에서도 민족을 잊지않으려는 재일동포 학생들의 의지에 새삼 놀랐다』며『이 운동이 회원들은 물론 학생.시민들에게까지 확대돼 민족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고 말했다.
[大田=金芳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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