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방영 '인간시장' 주연 맡은 김상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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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엘리트 형사 서태윤 역을 했던 탤런트 김상경이 3년 만에 TV로 돌아온다. '홍국영'(MBC)을 끝으로 영화에만 매달려 온 김상경은 '왕의 여자'후속으로 다음달 1일 방영하는 SBS 새 수목드라마 '2004 인간시장'에서 사회악을 처단하는 사법시험 준비생 장총찬을 연기한다.

TV드라마의 인기를 발판으로 충무로행 기차를 서둘러 잡아타는 다른 스타들과 달리 그는 거꾸로 시청률 부진으로 고전할 때 영화를 택했다.

"'홍국영'이 '여인천하'에 밀려 죽을 쑤고는 영화 쪽으로 갔어요. 드라마는 전 국민이 다 본다는 장점이 있어 좋아요. 영화는 아무리 흥행에 성공해도 보는 층이 제한돼 있잖아요."

시청률에 마음을 졸여본 경험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살인의 추억'을 통해 흥행 배우임을 입증한 자신감 때문일까. '왕의 여자'참패를 만회해야 하는 중압감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여유만만이다.

"시청률이나 관객수는 제가 신경쓸 부분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재미있게 찍고 결과를 기다리는 게 편하더군요. 마음 졸인다고 안 되는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쩌면 이런 여유는 앞 뒤 재지 않는 장총찬이라는 캐릭터 덕분인지도 모른다.

"장총찬은 타고난 영웅은 아닙니다. 오히려 말썽 많은 아들, 의협심만 앞서는 다혈질의 옆집 오빠같은 친숙한 캐릭터죠."

이 드라마는 1980년대 베스트셀러인 '인간시장'을 원작으로 한다. 87년 김종학.송지나 콤비가 박상원.박순천을 내세워 인기를 누렸던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셈이기도 하다. 이번엔 오다혜(박지윤)뿐 아니라 원작에는 없는 로비스트 홍시연(김소연) 등을 등장시켜 연예기획사 비리와 불법 장기매매 등 최근의 시대상에 맞는 내용을 담아낸다.

"17년 전에 통했던 내용이 리메이크되는 걸 보면 사회 부조리는 여전한가 봐요"라고 조심스레 말하는 그는 "비록 드라마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청자들의 막힌 데를 시원하게 풀어주겠다"고 말한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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