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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암.당뇨사망 급증-통계청,93년 사망원인 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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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 패턴도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원인의 주종을 이루었던 위암.간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미미하게나마 줄어드는 반면 선진국형 병으로 일컬어지는 폐암과 당뇨병 사망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선진국에 많은 자살(自殺)도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4천명을 넘어섰으며,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추세다.
지난해 죽은 사람을 사인(死因)별로 보면 암이 1위로 전체의21.4%를 차지했으며 2위는 뇌졸중등 뇌혈관질환(16%),3위는 각종 사고사(事故死.12.3%)였다.이들 세가지 원인으로죽은 사람이 전체 사망자의 절반에 이르는 것이 다.
〈그림.표참조〉 사망자의 성비(性比)는 여자 1백명당 남자가1백32명으로 남자가 훨씬 많았다.남자들은 주로 암.불의의 사고.뇌혈관질환.만성간질환.심장병등으로 사망했고,여자는 뇌혈관질환.암.심장병.불의의 사고.고혈압성질환등의 순이다.
평균 수명이 긴 일본.홍콩.싱가포르의 경우 심장병이 사망 원인중 2위(1위는 각종 암)를 차지한 반면 우리나라는 4위였다. 이같은 결과는 통계청이 지난해 신고된 사망자 23만7백72명(이중 사망원인분석 대상은 死因을 알 수 없는 사망자를 뺀 21만7천1백54만명)을 대상으로 분석,발표한「93년 사망원인통계」에서 나타났다.
주요 특징을 간추려 본다.
◇죽음에 이르는 병도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선진국에서 주요 사인으로 꼽히는 당뇨병과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83년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4.3명이었으나 지난해는 16.6명 으로,폐암은같은 기간 5.7명에서 17.7명으로 3~4배정도 증가했다.10년간 심장질환 사망률은 2.2명에서 13.5명으로,대장암은 1.7명에서 5.3명으로 역시 빠른 속도로 늘었다.이런 병이 늘고 있는 것은 흡연.스트레스.공해. 육류섭취증가등에 기인하는것으로 분석됐다.
◇위암.간암은 감소세로 돌아섰다=음식 문화와 식생활 수준을 반영하는 위암의 경우 85년을 고비로 미미하나마 감소세로 돌아섰다.85년 위암사망률이 32.9명(인구 10만명당)이었으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내시경등 의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지난해는 29.8명으로 줄었다.
간암사망자도 83년 10만명당 15.6명에서 90년 24.1명으로 증가세에 있었으나 그 이후 백신접종이 늘면서 사망자는 조금씩 줄어 지난해엔 23.4명으로 떨어졌다.
교통사고死도 90년(10만명당 39.7명)을 고비로 줄기 시작해 지난해는 33.5명이었다.
◇결핵.폐렴등은 뚜렷이 줄고 있다=주로 후진국에 많은 병인 결핵에 의한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10년전 19.2명에서지난해 10.1명으로 감소했다.갓난아이 사망률의 주원인이었던 폐렴도 83년 10.8명에서 지난해는 4.8명으 로 크게 줄었다. ◇남자는 암,여자는 뇌졸중을 조심하라=지난해 남성 사망자중 암으로 죽은 사람이 전체의 23.7%로 가장 많았다.2위는교통사고등 각종 사고였으며 3위는 뇌졸중등 뇌혈관질환이 차지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뇌졸중등 뇌혈관질환(19.6%)이 가장많았으며 그 다음이 암.심장병 순이었다.
◇각종 사고는 20대 남자를,암은 50대 여자를 가장 많이 노린다=남녀 구분없이 전체로 볼 때 30대까지는 불의의 사고에의한 사망이 가장 많으며,40대 이후는 역시 암이었다.
남자의 경우 40대까지는 불의의 사고가 첫번째 사인이며,50대와 60대는 암에 의한 사망이 가장 많았다.
〈沈相福기자〉 사고로 죽는 경우는 20대가 가장 높은데 자그마치 60.7%에 이른다.사인(死因)2위는 20대의 자살을 제외하고는 40대까지가 암이며 50대는 만성간질환으로 나타났다.
여자 사인 1위는 20대까지는 불의의 사고,그 다음은 암이었다.특히 50대 여자 사망자중 암으로 죽는 비율이 34.7%에달했다. ◇자살이 4천명을 넘어섰다=지난해 자살한 사람 수가 4천1백24명으로 처음 4천명을 넘어섰다.
92년에 비해서는 16.7%(5백91명)늘어난 것이며 최근 10년동안 가장 적었던 88년(2천9백49명)과 비교하면 무려40%(1천1백75명)나 증가한 것이다.88년의 경우 경제가 잘 돌아가고 올림픽등 즐거운 일이 많았던 반면 지난해는 경제가어려웠고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많았던 것이 한 요인이 아닌가 하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
한편 자살을 포함해 지난해 각종 사고로 죽은 사람은 모두 3만2천1백78명이었는데 이중 교통사고가 43.1%(1만3천8백79명)를 차지했다.
◇간암 사망률은 우리나라가 최고=간암 사망률은 우리나라가 23.4명(인구 10만명당)으로 가장 높았다.그 다음은 중국(21.9명).홍콩(19.4명).일본(15.6명)順이었다.위암도 일본(38.9명).러시아(36.2명)에 이어 우리 나라가 29.8명으로 3위였다.교통사고는 라트비아(43.7명).리투아니아(33.9명)에 이어 3위(33.6명)였다.후진국병인 결핵도 카자흐(10.2명)에 이어 2위(10.1명)였다.그러나 폐암.
유방암.대장암.고혈압등에 있어서 우리나 라 순위는 10위 바깥이었다. ◇전체적인 암사망률은 외국에 비해 낮은 편=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우리나라의 암사망자가 1백12.2명으로 늘어나긴했지만 영국(91년 2백81명).이탈리아(91년 2백52명).
프랑스(91년 2백44명).미국(90년2백3명).일본( 92년1백88명)보다는 낮았다.
***암 선진국보다 낮아 다른 나라의 경우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도 높아 헝가리가 3백54명(10만명당)으로 최고였으며 다음은 러시아(3백32명).영국(3백28명)등의 順이었다.대신 이들 나라는 사고사.고혈압.뇌졸중등에 의한 사망률이 낮은 편이었다. ◇병원에서 임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지난해 사망자중 병원에서 죽은 사람이 18.1%를 차지했다.별로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10년전(8%)에 비하면 상당히 높아진것이다.병원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은 입원해 있다가 임 종을 맞기 위해 집으로 퇴원하는 경우가 줄어든 데다 교통사고등 각종 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개중에는 문상 때의 편리함을 고려해자택에서 투병하다 임종때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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