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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심한 英語로 세계화 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는 영어圈인 온타리오주에 속한다.시내에서자동차로 5분이면 오타와 강을 건너 프랑스어圈인 퀘벡주에 들어선다.영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고서는 일상생활을 할수 없다.이래서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 용어로 정하고 있다. 프랑스어권에선 국민학교 2학년까지는 영어를 먼저 배우고3학년이 되면서 프랑스어를 배운다.영어권에선 반대로다.두가지 언어를 동시에 배울 때 정신적 언어 장해가 일어나지 않을까.누구나 걱정할만한 일이지만 두가지 언어를 동시에 배울 때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지적 성장도 빨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이 연구결과가 그후 외국어 조기(早期)교육의 전형적 모델이 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미교육위원단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영어 토플성적이 방글라데시나 아프리카 수준의 꼴찌에 가깝다고 한다.10년동안 영어를 배워도 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영어실력이라고 40대이상 사람이면 누구나 자탄(自 嘆)한다.국제화.세계화를 부르짖는 요즘,자식들에게마저 잘못된 영어교육을 계속시킬 것인가.
세계화 시대흐름 속에서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다.또 기왕 배우는 영어라면 보다 실용적이고 효용성있는 교육이라야 한다.모국어도 잘못하는 주제에 무슨 영어 조기교육이냐는선입견은 당장 버려야 한다.캐나다 선례(先例)에 서 보듯 모국어와 외국어 조기교육은 장해요인을 일으키는 갈등관계가 아니라 상승적 성장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제대로 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선 국민학교부터 영어교육이 조속히 실시돼야 하고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교재가 새롭게개발돼야 한다.지난 10여년동안 구미(歐美)일각에서 행해지는 외국어교육은 총체적 언어교육(Whole Lang uage)방식이다.듣고,읽고,말하고,쓰기가 별개가 아닌 하나의 언어체계다.
생각하고,말하고,행동하는 것이 별개가 아니라「언어의 섬」속에서동시에 이뤄지는 교육방식이다.우리의 잘못된 영어교육을 시급히 고치지 않고서는 우리의 세계화 전략 은 공염불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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