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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빌 게이츠와 아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美國)제일의 부자 빌 게이츠,서울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영락없는 우리네 X세대의 모습이다.열아홉살 때 하버드대학을 중퇴하고 오늘날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된 마이크로 소프트社를 세운 아이.그의 모습은 강연회장을 온통 통쾌 함으로 채웠다. 우리는 이미 세상이 정보화 시대로 들어가 있음을 거의 누구나 알고 있다.정보 자체가 삶의 중추적인 내용이 된 이 정보화시대의 가장 긴요한 사회간접자본(SOC)은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생산.건설해 내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우리나라처럼 산업혁명의 지각생이고,국토는 좁고 인구가 많은 나라는 정보화시대라는 역사의 열차가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영원히 세계적 경쟁의 선두 그룹에서 제외된 객식구로 남아있어야 했을지 모른다.우리나라에도 빌 게이츠 같은 무서운 X세대 아이들이 잠재적으로는 허다하게 있다.문제는 이 아이들의 잠재역량을발굴해내어 그들이 실제로 빌 게이츠가 되도록 길러주는데 있다.
첫째로 이런 아이들은 천재적인 개인이 극도로 존중되는 사회에서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개인의 능력과 작품을 거래하는 시장 조건이 다른 조직을 경유하지 않고 한 개인이시장 전체를 상대할 때라도 무시되거나 손해보지 않도록 되어있어야 한다.오히려 조직보다는 개인쪽을 더 고무하는 그런 풍토가 조성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는 이런 천재적 개인이 조직 안에 채용되었을 때 그 조직은 개인의 창의력을 복돋우고 개인의 성과를 시장에 연결해 주는그런 운영 패턴을 가진 것이라야 한다.창의력의 원천은 언제든지조직이 아니라 개인이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시장조직도,기업조직도 이런 개인의 천재성을 수용해 확대하는「되는 집안」다운 조직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기업마저도 관료주의의 빡빡한 녹이 슬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의 교육과 기업내의 관료주의 녹을 제거하고 개인의 능력과 책임이 최고로 강조되는 풍토를 만들어 우리나라의 X세대 아이들 가운데서 한국의 빌 게이츠가 나오도록 고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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