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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영화 "스타게이트"나가다별 군주役 제이 데이비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이 데이비슨.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로 통한다.현재 런던에 살고 있는 스물 다섯살의 이 남자가 또다시 할리우드에 나타났다.
몇년전 그는 닐 조던감독의 『크라잉 게임』에서 여장 남성역으로등장,테러리스트를 매료시킨 관록을 가지고 있다.마 지막 장면에서 알몸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극장을 나오는 관객들은 끝까지 긴가민가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알쏭달쏭한 성(性)으로 나타난다.구리색으로 빛나는 실크와 리넨,벨벳의 화려한 의상과 보석.구슬로 성장(盛裝)한 그가 황금의자에 앉아 커다란 흰눈동자를 굴린다.남자인지,여자인지 좀체 알 수 없다.지구인이 아니기 때문에 중성의 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편한 그런 모습이다.
그가 이번에 출연한 영화는 『스타게이트』.SFX모험 액션영화라 내세우는 미국 캐롤코社의 올해 최신작이다.그는 고대 이집트문명을 건설했다고 주장하며 자기가 문명의 길을 터주었으므로 이제 지구를 자기 손으로 끝내겠다고 덤비는 나가다별 의 군주로 나온다.『끝내겠다』고 반복하는 그의 목소리 역시 남성의 것인지,여성의 것인지 분간이 안가 신비한 마력을 발산한다.
『터미네이터』『원초적 본능』『클리프행어』등 연속 블록버스터를내놓은 캐롤코社가 그를 영화 컬러를 결정짓는 나가다별의 왕 「라」로 캐스팅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롤랜드 에머릭 등 제작진은 원래 미지의 지도자로 기괴하고 거친 이미지 의 배우를 그리고 있었다.그러나 이 영화가 『인디애나 존스』나 『스타워스』와 차별되게 하기 위해 신비한 중성(中性)적 이미지의 배우를 찾았다는 후문이다.
***패션디자이너.모델 경력 『크라잉 게임』 단 한편의 영화출연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었고 전직 패션디자이너에다 캐주얼 의류 「갭」의 모델이란 끼있는 경력과 이미지도 그를 나가다별의 왕으로 밀어올리는데 한몫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처음엔 거절했다고 한다.『크라잉 게임』에서너무나 사실적인 연기로 정말 게이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던 그는 다시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며 런던으로 돌아갔었다.
완고한 그를 할리우드로 다시 끌어낸 것은 무엇일까.대본을 들고 그를 찾은 영화사 직원에게 그는 가슴 안쪽으로 파고드는 예각적인 손놀림을 연속 지으며 딜(『크라잉 게임』의 역)의 모습을 보였다는 데.상상력과 영화기술이 접목돼 창조한 『스타게이트』의 우주공간에서 그는 지구를 내려다 보며 다시 한번 여성과 남성의 거대한 「이성동주」의 완전성을 구가하고 싶지는 않았는지.곧 우리는 그의 본심의 일단을 엿보게 된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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