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은행들의 화끈한 경쟁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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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년이상짜리 정기예금.적금등에 대한 은행 수신금리의 경쟁시대가 활짝 열렸다.이렇게 되면 금리만 아니라 은행 경영의 효율성전반에 관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다.은행의 수익성은 이런 경쟁의 승패에 의해 좌우된다.
예금금리의 자유화는 기왕의 대출금리 자유화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큰 영향을 은행 경영에 미칠 것이다.대출에 대한 수요는 금리에 대해 별반 탄력적이지도 않고 또 차입자들이 금리 차이에따라 은행을 옮겨다니는 일은 별로 없다.그러나 예금의 경우는 다르다. 금리의 고하에 따라 저축자들은 저축의 형태를 바꿀 뿐만 아니라 거래은행도 바꿀 것으로 보인다.예금과 대출이 결부되어 있어 고정거래은행을 「섬겨야」하는 기업과는 달리 가계의 경우는 금리의 이득을 찾아 은행을 바꾸는게 손쉽다.특히 이 번의금리자유화 대상은 1년이상의 장기저축예금이어서 수익성 추구가 가장 현저한 분야라고 볼 수 있다.더구나 이런 예금자야말로 금융자산의 純저축자며,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공급자다.
궁극적으로 은행경영의 효율성 경쟁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사이의 마진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예금금리는 비싸게 주어야 예금이 모일 것이고,대출 금리는 싸게 받아야 고객이 좋아할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앞으로는 경영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를 가진 은행은 더 큰 애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제 금리자유화는 1년미만의 단기(短期) 예금만 남겨놓고 있다.아마도 당국은 이 부문의 자유화를 앞당기라는 압력을 지금부터 받게 될 것이다.한 부문이 자유화되면 남은 부문의 자유화가그만큼 절실해지는 것이 자유시장의 원리이기 때문 이다.
금리자유화는 은행의 저축상품 개발경쟁을 필연적으로 유발하게 된다.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고무할 필요가 있다.은행의 창의력경쟁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은행의 국제경쟁력 요소다.한가지 강화해야 할 점은 은행이 행여 저축자에게 불리한 행 위를 자행하는것을 막는 감독(監督)행위다.자유화를 심화하면 거기에는 감독이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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