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화가>닐 조던감독 신작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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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닐 조던(44)감독의 신작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가 미국에서 흡혈귀붐을조성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스트셀러작가 앤 라이스의 76년도 소설을 영화화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공포영화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예술적 평가와 함께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 11일 개봉즉시 흥행순위 1위에 오른 이 영화는 첫주말수입 3천8백80만달러(약 31억원)로 올 가을시즌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의 평론가들은 이같은 성공을 『유럽의 장인정신과 할리우드의 대담한 캐스팅의 완벽한 조화』때문으로 풀이한다.영국출신의 닐 조던감독은 92년 『크라잉 게임』에 이어 다시 한번「상투성을 벗어난 연출솜씨」를 발휘했으며 톰 크루즈.브 래드 피트.크리스천 슬레이터등 호화출연진도 기대에 걸맞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紙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영혼이 있는 흡혈귀」를 감동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보통의 괴기영화와 위대한 공포영화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드러내준 수작이라고 평가했으며,앤 라이스의 독자들도 영화가 원작에 충실했다며 만족감을 표 시하는 분위기다. 영화의 최고 스타는 악마적인 흡혈귀 레스타트로 분한 톰크루즈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브래드 피트가 열연한 루이스다.
루이스는 1791년 아내와 아이를 잃고 상심하던차 흡혈귀 레스타트로부터 흡혈귀로서의 불멸의 삶과 죽음중 택일하라는 제안을받는다. 인간의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흡혈귀가 된 루이스는 오랫동안 인간대신 쥐와 닭의 피에 의존해 사는등 흡혈귀적인 습성과의 필사적인 투쟁을 2백년이 넘게 계속하며 더 깊은 고뇌의 늪에 빠진다.
영화의 성공으로 원작소설이 출간 18년만에 다시 뉴욕타임스지문고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가 하면 뉴에이지운동의 여파로 미국내에 생겨난 50여개의 흡혈귀팬클럽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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