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천사 찾아낸 자원봉사큰잔치-16명 심장수술洪性模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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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中央日報의 「전국자원봉사경연대축제」에는 그동안 남몰래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숨은 자원봉사자들을 발굴하는 또다른 성과를 거두었다. 27일 이리원광대병원에서 심장병수술을 받은 생후 7개월된 남자아이 김종연군을 보살펴주고 밤늦게 서울로 돌아온 홍성모(洪性模.35.서울관악구신림본동11)씨도 그런 사람의 하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호흡이 가쁘고 숨이 차오르는 이른바 선천성 심장병환자여서 체육.교련시간에 단 한번도 남들처럼 뛰어다녀보지 못한 우울한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원광대 동양화과에 입학,화가의 꿈을 향해 노력하던 그는 4학년때 수업도중 강의실에서 쓰러져 사경을 헤맸다.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꺼져가는 목숨을 포기하다시피하고 누워있을때 동료학우들이 전교생이 모금한 돈을 들고와 수술을 받을수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이웃의 정을 느끼게된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언젠가는 나도 남을 돕겠다』는 굳은 각오를 했다.洪씨는 85년 대학졸업후 86년 국전에서 특선을 했고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어느정도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어 려운 처지의심장병환자들을 찾아나섰고 지금까지 모두 16명의 환자들에게 수술비 전액을 제공했다.그는 올해 1월 자신의 호를 딴 「오산(悟山)심장사랑협회」를 만들어 친구와 친지등 1백30여명을 가입시켰다.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이번 자원봉사경연 신청도 이같은 이웃사랑에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도록 하자는 뜻에서 였다.
洪씨는 내집마련계획을 아예 포기하고 보증금 2천8백만원짜리 전셋집에 아내,두딸등 네식구가 함께 살고 있지만 평생사업인 자원봉사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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