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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街 이기택 파동-民自 수습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기택(李基澤)민주당대표의 의원직 사퇴표명이라는 초강수(超强手)에 부닥친 민자당은 계산이 복잡하다.
민자당은 李대표의 강경투쟁으로 인해 당장 「판」이 깨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그렇다고 12.12 처리와 관련해 李대표에게양보해줄 마음도 없다.
민자당은 또 28일로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도 기대하고 있다.26일 李대표의 「한풀이」場이 된 대전집회가 끝나고 열리는 이날 의총에서는 국회 등원론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지 모른다고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민자당은 만일 민주당에서 이같은 온건론이 나올 경우 곧바로 대화를 시도하는등 수습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당내 일각에서는 여야 영수회담을 재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조장을 위해 李대표의 의원직 사퇴서는 물론 처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민자당은 李대표가 의원직까지 내던지며 국회와 결별을 선언한 만큼 오히려 명분상 단독국회 강행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그런만큼 25일부터 여당의 책무를 당당히 강조하고 나섰다.
이한동(李漢東)원내총무는 26일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서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포기할수없다』고 말했다.또 내년도 예산안도 법정시한(12월2일)내에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정당은 국회가 있고 나서 생긴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며 『야당이(국회에)안들어 온다고해서 우리마저 국회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목청을 돋웠다.
민자당은 그러나 이러한 겉 목소리와는 달리 선뜻 단독국회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단독으로 예산안등을 통과시켜 버리면 야당이 등원할 명분이 없어지고 이번 정기국회 뿐 아니라 향후 정국 운영에 미칠 파장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李대표 의원직 사퇴표명이 李대표와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 이사장의 동교동계와의 당권투쟁의 소산이라고 보고 있다.때문에 대야(對野)접촉창구는 더욱 복잡.미묘해졌고,앞으로 그만큼 민주당을 「컨트롤」하기 어렵게 됐다는 생각 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정수(文正秀)사무총장은 『제1야당의 분열로정국은 더욱 불안해 졌고 민자당도 어렵게 됐다』며『대야 협상창구가 양쪽(李대표와 동교동계)으로 나뉘게 돼 정국이 더욱 꼬일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그러나 민자당은 이같은 우려를 해소할만한 확실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이 점이 민자당의 고민이다.
그러므로 민자당은 우선 민주당내의 자체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사안의 본질이 당권투쟁인 만큼 민주당 내부에서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문제가 민주당내에서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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