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죽음이 두려우면 읽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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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어떤 죽음을 맞을 것인가는 선택이다. 인생의 마지막 길. 지나온 삶을 후회하며 부질없는 시간을 보낼지, 남은 시간을 소중히 살아가며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할 것인지는 온전히 자신에게 달렸다. 아름다운 죽음은 새 생명의 탄생만큼이나 뜻깊고 감동적인 사건이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가까지 진정으로 살아있어라』는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사진작가 말 위쇼가 전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이다. 저자와 사진작가는 6개월 간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4명의 환자와 동행하며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책은 죽음을 앞둔 이들이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겨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치명적인 질병이 온몸을 잠식해 가는 중에도 삶을 가꾸고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간 이들. 제목처럼 그들은 마지막까지 ‘진정으로’ 살아있었다.

온 몸에 암세포가 퍼졌음에도 마흔 두 살의 베스는 마지막까지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음식을 끊고 영양제로 연명하면서도 집을 가꾸고 글을 쓰며 스스로의 의지로 마지막을 준비했다. 화려한 드레스와 높이 틀어 올린 머리. 정성스런 화장으로 베스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가꿨다. 그녀가 남긴 글은 그녀가 삶의 유한함과 그로 인한 두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준다. ‘어쩌면 죽음이라는 건, 뜨거운 태양을 너무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마침내 서늘하고 어두운 방안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안도감 같은 것이 아닐까요?’

다섯 살 제이미는 치유할 수 없는 뇌종양을 안고 태어났다. 엄마인 린다는 딸과의 너무 이른 이별에 분노했고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고 결단한다. 온몸에 주사바늘을 꽂은 채로 병원침대에서 딸을 보내고 싶진 않았다. 제이미는 그토록 돌아가고 싶던, 오빠와 장난감과 강아지가 있는 자신의 집에서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제이미의 간병으로 엉망이 된 가족은 죽음을 받아들인 순간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죽음은 주위사람들을 함께 죽이기도, 또 살려내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한 것은 죽음이 아닌 삶이다. 때문에 이 책은 세상을 떠난 4명의 주인공을 대할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삶의 지혜를 담았다. 작가는 말한다. “이번 작업이 우리 모두에게 삶을 돌아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지상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매 순간, 삶을 그리고 죽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기를 바란다.”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들과 먼 훗날 준비해야 할 이들. 그리고 죽음이 두려운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자료제공= 도서출판 이레 / 031-955-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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