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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네" 이회창 - 정동영 캠프 어린이 모델 공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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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동영 후보의 선거 공보물 표지 속의 두 어린이 모델<左>이 똑같은 복장으로 이회창 후보의 공보물에도 등장했다. [사진=강정현 기자]

"어, 똑같네."

6일 오전 중앙선관위가 보낸 선거공보물을 보던 김진아(39.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깜짝 놀랐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선거공보물 표지에 나오는 어린이들이 똑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옷차림까지 같았다.

양측 캠프에 따르면 이 어린이들은 실제로 동일 인물이다. 이 후보의 공보물에 '반듯한 나라를 만들어 주세요'란 글귀와 함께 등장하는 어린이들이 정 후보의 공보물에 '동행, 이제 우리 가족은 혼자가 아닙니다. 정동영이 동행합니다'란 문구와 함께 나오는 어린이들과 같은 모델이란 것이다.

양측 캠프는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지만 난감한 표정이다. 정동영 후보 측 정기남 공보특보는 "홍보회사로부터 3대(代) 가족이 있는 이미지 컷을 사서 썼는데 이후 이 후보 측이 두 어린이만 있는 컷을 사서 쓴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이회창 후보 측 석철진 공보특보는 "남의 것을 보지 못한 채 이미지 컷을 다운받아 쓰다 보니 생긴 우연의 일치"라며 "배포하고 난 다음 알게 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 측을 겨냥해 "급하긴 급했나 보다. 대선 후보로 나온 사람이 전 국민에게 보내는 공보물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곤 "졸속 후보에 졸속 공보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회창.정동영 캠프 모두 BBK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에 반발하는 것에 빗대 "이회창 후보는 정동영 후보와 동행하기로 했는가. 검찰 발표에 대해 훌리건(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열광 팬)식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동행은 동행"이라고 비난했다.

글=고정애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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