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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기’로 스타덤 오른 6人6色 조연열전(종영기획 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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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 / 연출 김종학)는 그 스케일만큼이나 많은 조연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했다. 5일 최종회 24회로 종영될 때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든 조연들의 호연에 시청자들은 관심과 사랑으로 보답했다.

‘태왕사신기’를 빛낸 조연들은 누구누구?

#.무식하지만 사랑스러운 ‘주무치’ 박성웅
‘태사기’의 단순 무식하면서도 달비(신은정 분)에 대한 애틋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주무치 박성웅은 드라마 막바지에 백호의 사신으로 밝혀지며 그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애초부터 시우말갈족의 두목으로 담덕군의 용병으로 참여한 것이고 주무치와 담덕의 인연은 군신의 충정으로 엮여있다기 보다는 의리로 뭉친 관계이기 때문이다. 담덕과의 우정 속에서 담덕의 인간적인 모습을 끌어내는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에 주무치가 드라마 속에서 그가 백호의 사신으로 활약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1973년생인 늦깎이 법대생으로 사법시험 공부를 준비하다 우연이 연기의 길로 들어섰다. 학창시절부터 유난히 큰 키 때문에 패션쇼에서 모델 아르바이를 하며 끼를 발산했던 박성웅은 2001년 한 연극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그 길로 고시 공부를 접고 충무로로 달려가 본격적으로 배우수업을 받았다. 이후 박성웅은 SBS드라마 ‘햇빛사냥’, 영화 ‘무영검’, ‘미스터 소크라테스’,‘ 해바라기’ 등 에 출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닦아왔다.

#.가면 뒤에 감춰진 슬픔, 청룡의 화신 ‘처로’ 이필립
드라마 중 후반부에 투입된 처로 이필립은 등장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관미성 성주이자 청룡의 신물을 지키는 처로는 귀신같은 전투력을 발휘하는 살인귀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전장에서 누군가를 해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 특히 청룡의 사신이라는 업 때문에 온몸이 나무껍질로 덮혀 항상 철가면 뒤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고통도 감내해야만 했다.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은 그는 담덕을 만나며 저주를 풀고 장발의 꽃미남 외모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하면서다. 게다가 말수가 적은 처로가 수지지(이지아 분)과 묘한 애정선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더하는 모습은 여심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다는 사실과 미국 보스턴 대학을 졸업한 뒤 조지 워싱턴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는 것, 3년 전 연기자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와 연기 수업을 받았는 사실 외에는 자세한 프로필이 공개되지 않은 이필립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신해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각단’ 이다희2002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입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이다희는 2003년 SBS 드라마 ‘천년지애’를 시작으로 드라마 속에서 작은 배역들을 맡으며 연기 수업을 받았다. 이다희의 이름을 알린 것은 2007년 상반기 방송된 MBC '에어시티'에서 한도경 역을 맡은 최지우의 여동생으로 나오면서 부터다. ‘에어시티’는 이다희를 알린 작품이긴 했지만 작품의 규모와 완성도에 비해 시청률 면에서 고전했다. 때문에 이다희는 ‘그저 예쁘장하게 생긴 배우’로 남을 뻔 했다.

절치부심한 이다희는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담덕의 근위대 당주인 각단으로 변신에 성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다희는 고국양왕(독고영재 분)을 지키며 그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충정을 과시했고, 화려한 액션을 소화하며 여전사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짧은 분량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다희는 현재 ‘사랑을 배달합니다’로 영화 데뷔를 준비중이다.

#.대기만성형 배우 ‘바손’ 김미경
대장장이 바손은 드라마 ‘태사기’ 속에서 무식한 훈남 주무치의 뒤통수를 치며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다. 또 주무치와 달비를 연결시켜 주는 ‘사랑의 오작교’이기도 하다.

백호의 신물을 지켜오던 북개마대령 흑수말갈 대장장이 마을의 대장장이 딸인 바손은 ‘전쟁터에서 장수는 자기를 알아주는 왕을 위해 죽고, 대장간의 쟁이는 자기를 알아주는 물주를 위해 일급 무기를 만드는 법’이라는 소신을 가진 군수기술자이기도 하다.

‘태사기’의 대장장이 바손 김미경은 85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1991년 연극 ‘동승'을 통해 만난 연극 연출가 박근원과 94년 결혼한 이후 가정에 충실하며 연기일선에서는 잠시 물러났다.
이후 평소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방송작가 송지나씨의 권유로 99년 ’카이스트‘를 통해 매점 주인언니 역을 시작으로, ‘대망' ‘상두야 학교 가자' ‘봄의 왈츠', ‘열아홉 순정’, 영화 ‘궁녀’에 잇달아 출연했다.

걸걸한 목소리로 주로 성격 좋은 아줌마나 바른말하기 좋아하는 여자 주인공의 직장 상사 역할로 드라마 속에서 감초 역할을 담당했던 김미경은 송지나 작가와의 인연으로 ‘태왕사신기'에 출연하며 연기력에 걸맞는 인기와 관심을 얻고 있다.

#.‘꽈당 달비’ 신은정
연대가에서 장부를 정리하고 살림을 맡아왔으며 덕소의 아내였던 달비는 남편 덕소를 화천회의 손에 잃은 후 연대가를 떠났다. 이후 담덕이 이끄는 태왕군에 합류한 달비는 태왕군의 병참부장을 맡아 군을 효율적으로 이끄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담당한다.

이 과정 속에서 드라마 속 가장 귀여운 커플인 주무치-달비 커플이 탄생됐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알면서도 이를 애써 감추며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는 주무치-달비 커플은 ‘태사기’ 23회에서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드라마 속에서 일에서는 꼼꼼하지만 평상시에는 다소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며 자주 넘어지는 연기를 펼쳐 ‘꽈당 달비’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신은정은 1997년 SBS 톱 탤런드 공채로 방송계에 발을 들여놓은 연기 경력 10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녀는 10년의 연기생활동안 ‘왕꽃선녀님’, ‘흐르는 강물처럼’, ‘카이스트’, ‘여인천하’, ‘왕의 여자’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녀는 ‘태왕사신기’ 촬영 직전 중국에서 방영된 무협드라마 ‘검행천하’의 주인공 화여몽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신은정이 맡은 화여몽 역할은 아버지를 죽인 집안의 원수를 갚기 위해 기생집으로 위장한 비밀 결사 조직을 만들어 가문의 복수와 부활을 일으키는 여성이다. 신은정은 차가운 검객의 이미지와 청순한 여성의 느낌을 동시에 표현해내며 ‘태사기’의 달비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제2의 모래시계 백재희 ‘사량’ 박성민
한쪽 눈을 가린 채 비밀을 간직한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량 역의 박성민은 만화 속 인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외모와 극히 절제된 대사와 표정 연기로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드라마 후반부에 기하(문소리 분)을 지키기 위해 뛰어들어 죽음을 맞는 그의 모습은 ‘모래시계’에서 고현정을 지키다 장렬히 죽음을 맞은 백재희(이정재 분)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악의 무리인 화천회의 행동대장이라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기하에 대한 연민과 대장로의 악행에 대한 반감을 내면 연기로 표현한 박성민은 '태사기' 촬영 내내 대사, 표정은 물론 과격한 액션 신조차도 움직임을 절제하는 캐릭터를 소화하느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사람들과의 접촉을 자제할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대한 검도 5단의 유단자인 박성민은 극중 화려한 액션신을 가볍게 소화해 현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SBS 5기 공채 탤런트 출신 박성민은 SBS ‘연개소문’에서 선굵은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인 바 있으며 영화 '무방비 도시'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다져왔다.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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