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퇴직금 중간 정산하는데 … 빚 갚을까 펀드 투자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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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Q: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사는 40대 주부입니다. 지난해 봄 아파트를 분양 받아 살고 있는데 현재 대출이 9000만원 있습니다. 대출금 갚느라 다른 재테크나 노후 대비는 거의 못합니다. 남편 회사에서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할 예정인데 이를 받아 대출금을 갚는 것이 좋을지도 고민입니다.

A: 정씨 부부는 남편 수입만으로 두 자녀를 기르면서 대출금 원리금 상환에 주력하고 있다. 투자 여력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펀드 투자도 하고 싶고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문의해 왔다. 아이들은 일곱 살, 다섯 살로 대학 입학할 때가 남편 정년퇴직 시기라 걱정이 더하다.
 
# 퇴직금은 노후 대비 최후의 보루다.

정씨 부부는 개인연금 가입 등 40대 부부에게 필요한 노후자금 대책이 거의 없다. 지금이라도 노후를 고민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남편 회사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할 예정이고 정산액은 4000만원 선이다. 대출금을 빨리 갚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산 받아 대출금 상환에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장인에게 퇴직금은 최후의 노후 자금이다. 중간정산을 받아 다른 용도로 쓰면 노후자금을 다시 마련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퇴직금은 노후 대비용으로 남겨둬야 한다. 여기에 남편이 받게 될 국민연금을 합치면 어느 정도 노후를 대비할 수 있다.

남편 회사는 퇴직 연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중간정산을 받지 말고 퇴직금 상태로 그대로 두던지 아니면 퇴직금을 회사가 도입 예정인 퇴직연금 ‘확정기여형’으로 전환하면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늘 수도 있다. 또 퇴직소득세와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정씨 부부는 3년 전 3000만원을 주식에 직접 투자했는데 지금은 1000만원으로 줄었다. 3년 전에 비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것을 고려하면 매우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주식 투자가 복잡해지면서 개인들이 직접 주식 투자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주식을 처분해 자금 목적을 분명히 정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비상 예비자금 또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직접투자보다는 주식형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

# 자녀 교육비도 준비하라.

정씨가 퇴직할 즈음엔 현재 일곱 살, 다섯 살인 두 자녀가 대학 갈 시기로 목돈이 필요할 때다. 현재 9000만원 대출이 있고 연일 금리가 오르고 있어 대출금을 갚는 것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모든 재무 목표를 대출금 상환 이후로 미루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재무 목표 중 노후 대비는 퇴직금과 국민연금으로 일부 대체할 수 있으므로 그 다음 목표인 자녀 교육비 마련에 나설 때다.

우선 대학 교육비 목표금액의 절반 정도라도 마련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두 자녀의 예상 대학 교육비를 각각 5000만원 정도로 보고 그 절반인 각 2500만원을 19세가 되는 때까지 모으는 것을 목표로 각각 26만원과 24만원(수익률 7% 예상)씩 적립한다.

매달 50만원의 교육비 마련 재원은 현재 특정한 재무 목표 없이 적립식 펀드에 넣고 있는 30만원과 매월 대출원금 상환액 100만원 중 20만원을 줄여 마련한다.

대학교육비는 일시에 필요한 것이 아니고 기간도 12~14년의 장기이므로 인출이 가능하고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 변액유니버설보험에 자녀 교육비 마련 기능을 더한 상품도 나와 있다. 정씨 부부는 추가로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단순히 자산 증식을 위한 펀드 가입보다 교육자금 마련이란 목적을 가지고 어린이용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하면 국내펀드는 물론 해외펀드도 폭넓게 선택할 수 있고 펀드 변경도 가능하다.

# 예비비를 마련하라.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6개월 정도 생활비에 해당하는 예비비가 있어야 한다. 예비비가 없으면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길 경우 새로 대출을 받거나 일정 목표를 위해 적립하던 펀드나 저축을 중도 해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매달 3만원씩 넣고 있는 자녀용 정기적금을 만기가 된 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넣어 예비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정씨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110㎡)는 입주 2년이 안 된 새 아파트다. 분양가는 3억3000만원이었으며 현 시세는 5억3000만원이다. 분당선 죽전역 개통과 단국대 이전, 죽전 디지털 단지 건립 등의 호재가 있는 곳이다. 주변 여건이 점점 좋아지는 곳으로 대출금을 갚을 때까지 가지고 있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 상환 후 좀 더 큰 아파트로 옮겨가는 것에 대비해 청약 통장의 예치액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번 주 자문단=조성환 미래에셋생명 재무컨설팅본부장, 탁현심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이택주 알리안츠생명 여의도 PA지점 부지점장,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팀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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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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