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技 떠받쳐줄 名器가 아쉽다-고민에 빠진 장한나양 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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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첼로라는 악기의 경우 바이올린과 달리 어린이가 다루기에는 덩치가 크다는 물리적 특성때문에 꼬마 천재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천재 첼리스트로 주목받은 장한나양은 어린이치고는 유달리 팔과 손가락이 긴 편이어서 콩쿠르 입상후 프랑스 피가로 지의 표현대로『능수능란하게 첼로를 가지고 놀았다』는 것.어머니 徐씨에 따르면 의자의 다리를 짧게 자르고 2분의1크기의 꼬마 첼로로 시작한 한나는 차츰 자라나 4분의3크기를 연주하다 올부터는 8분의7짜리로 연주할 만큼 자랐다고 한다.
한나 때문에 모두 직업을 버리고 미국으로 이사를 해 가족의 운명이 완전히 뒤바뀔 기로에 있었을 때 『정말 첼로를 열심히 해보겠는가』라고 다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이때 한나의 흔들림없는 당찬 대답이 아버지로 하여금 쉽지 않은 결정을하게했다.
평범한 중산층인 한나양의 부모들은 처음에 악기 문제때문에 벽에 부닥쳤다.어린나이때부터 좋은 악기를 써야하는 것이 철칙인 음악계에서 현악기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현재 사용하는 첼로는 콩쿠르 입상기념으로 줄리아드학교에서 영구임대한 수십만불짜리고가품.그동안 임자가 없어 고이 모셔져 있던 이 악기는 그러나자주 삐걱하는 잡음이 섞여나오는 결정적 단점을 가지고 있다.콩쿠르에 나가기전 수백달러의 수선비를 들여 고쳤으나 미묘한 잡음을 해결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 다.
『명기가 있으면 더욱 좋은 연주가 된다』는 주변의 권유로 한나의 부모들은 악기를 알아보았지만 1백만달러가 넘는 과다니니 등 명기는 접근하기 어려웠다.
아버지 張씨는 여러 단체와 재단에 60여통의 편지를 띄워 악기문제에 관한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번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걸림돌이 되었다.정경화나 장영주와는 달리 한나는 한국국적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미국의 여러 재단에서 규정상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한나의 아버지는 일본정부가 미도리를 위해 1백만달러가 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구입해줬던 사실을 못내 부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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