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처리장 日.佛,지역개발 연계 주민설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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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놓고 각 지역에서 시설설치를 거부하는반대운동이 거세나 정부는 연내 부지선정을 강행할 방침이다.수력.화력발전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전력수요의 충족을 위해 원자력발전은 필수적이나 거기서 나오는 핵폐기물의 처분 장만은 우리지역에 건설할 수 없다는 지역이기주의로 늦어지고 있는 이 사업을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선진국들은 핵폐기물 처분장을 어떻게 선정.관리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과는 어떤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지 일본과 프랑스의 관련시설을 둘러보았다.
▲일본=46기의 원자로를 가동중인 일본의 핵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약 2만5천드럼으로 처분장은 혼슈(本州)최북단 아오모리(靑森)縣의 해변마을인 로카쇼무라에 건설돼 있다.로카쇼무라는 인구1만2천명 정도의 작은 마을로 어민과 농민이 대 부분.현재 마을 북쪽에 3백60만평방m의 핵폐기물처분장및 농축시설,3백80만평방m의 재처리시설등 핵연료주기 3개시설이 들어서고 있는데이중 처분장은 1백만평방m 정도.
2백ℓ짜리 20만드럼을 지하12m에 안전하게 처분,방사능 누출을 완전차단할 수 있는 천층처분시설로 92년 완공된 후 현재약 5분의 1정도에 폐기물드럼이 매립돼 있으며 앞으로 1백만드럼,최종적으로는 3백만드럼의 처분장을 따로 건설할 계획이다.
로카쇼무라 처분장이 건설을 앞두고 전혀 주민의 반대없이 건설된 것은 아니다.「핵연료로부터 어장을 지키는 회」등 지역단체의반대데모도 심했으나 정부와 사업자가 오래전부터 부지를 미리 확보했다는 사실외에도 안전성 강조를 위한 PR센터 의 건립등 적극적인 설득과 지역개발에 나서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처분장의 관리를 맡고있는 일본 原燃주식회사의 스즈키 유타카 입지廣報부장은 『PR센터가 지역주민과의 대화는 물론 휴식처로서의 구실도 하고 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으로 전원개발촉진법에 의해 87년부터총 1백43억엔의 교부금을 환경.위생.복지기금으로 무상 지원해오고 있다.
▲프랑스=56기의 원자로를 가동중인 프랑스 역시 오래전부터 핵폐기물 처분장을 확보.가동해온 데다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감.지역개발등이 지역주민들을 만족스럽게 하고 있다.
처분장은 파리 북서쪽 3백㎞ 지점인 라망쉬와 파리 동남쪽 1백50㎞ 지점인 로브 두곳으로 라망쉬는 60만평방m의 부지에 지난 69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이래 91년 처분을 완료,현재폐쇄작업중이다.지금은 지난 84년부터 부지가 결정 돼 향후 30년간 5백만 드럼을 매립할 수 있는 로브처분장에 92년부터 핵폐기물을 매립해오고 있다.라망쉬와 로브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하 20m깊이에 콘크리트 공간을 설치하고 핵폐기물 드럼을묻는 천층방식의 처분장이다.
바로 옆에 사용후 핵연료재처리 시설인 라그공장이 있는 라망쉬는 앞으로 30년이면 방사능물질이 지하에서 자연수준으로 소멸될것으로 보이나 프랑스는 1백년간이나 방사능의 환경영향을 감시할계획이다.
인접 생트 쿠와 아그市의 랑그루시장은『시설이 건설된지 25년이상 지나는 동안 한번도 환경에 이상이 없어 국민들이 모두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근마을주민 뒤발 조에(28)씨는『라그공장에서 7천명의 종업원중 3천명을 지역주민으로 채용하고 마을회관과 학교뿐 아니라 테니스장등 복지시설을 많이 건립해주고 있어 지역발전에 도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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