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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기업 위기관리-외국의 사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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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위기는 어느 기업도 원치 않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기업에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다음은 기업의 명암이 엇갈린 대표적인 사례다.
◇존슨 앤 존슨(성공)=82년9월말 이 회사에 초비상이 걸렸다.시카고에서 자사(自社)의 진통제 「타이레놀」을 복용한 시민7명이 사망한 것이다.
경찰조사 결과 사망원인은 누군가 고의로 약병에 청산가리를 집어넣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이때 이 회사는 미리 준비된 위기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위기관리팀」을 소집하고 위기관리 행동지침을 마련했다.
사장을 위기관리팀장겸 회사대변인으로 하고 매일 두 차례씩 기자회견을 실시해 회사의 입장과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데 힘썼다.또 유통중인 3천1백만병의 타이레놀을 회수하기 위해 2억달러의 비용을 지출했다.이는 사건발생 48시간내에 취 해진 조치들이다. 사건발생 1주일후에는 이(異)물질투입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새 포장방법의 개발에 착수했음을 발표했다.이같은 회사의 노력은 결국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줬고 이는 곧 매출회복으로 연결됐다.37%이던 타이레놀의 시장점유율은 사건발생으로 28%까지 급속히 떨어졌지만 4개월만에 33%로 회복됐으며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진통제가 됐다.
◇엑슨(실패)=89년3월말 이 회사의 대형유조선이 알래스카해역에서 암초에 부딪쳐 기름을 누출시켰다.
이 당시 누출된 기름은 해안을 오염시켜 수천마리의 새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때 엑슨은 기름유출량이 5천배럴에 불과하다고 축소발표하는 우를 범했다.그러나 하루만에 25만배럴로 확인되자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뒤늦게 기름제거작업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에도 이 회사는 알래스카해양청직원들이 기름제 거작업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든지 언론에서 피해를 과장보도한다는 등의 불평을 터뜨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같은 엑슨의 대응은 회사이미지를 크게 손상했고 불매운동에 불을 붙였다.엑슨은 사건이전 미국 포천誌에 의해 미국에서 여섯번째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됐지만 사건이후에는 1백10위로 추락했다.
〈宋明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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