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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칼럼>연어와 母川회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산해진미(山海珍味)라는 말이 있다.바다에서 나는 음식과 육지에서 나는 음식중 가장 맛이 있는 음식이라는 뜻이다.서양에서는산해진미로 바다의 연어 고기와 육지의 칠면조 고기를 친다.크리스마스 파티나 추수감사절 파티때 연어 요리와 칠 면조 고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을 보면 서양 사람들이 얼마나 연어와 칠면조 고기를 좋아하는 가를 알 수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동해안 사람들은 제사상에 연어 고기를 올려놓는 풍습이 전해내려오고 있다.
연어〈사진〉는 맛도 좋지만 기가 막힌 재주를 가진 고기다.홋카이도나 캄차카 반도,알래스카나 쿠릴 열도,그리고 캘리포니아나우리나라등 북부 태평양권 연어들의 모천(母川)회귀(回歸)가 바로 그 신비한 능력의 정체다.
연어는 하천에서 태어나 유아기를 지나면 바다로 나가 북극권까지 장장 3~5년의 여행을 하고 다시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산란하고 죽는다.그러면 어렸을 때 길어야 4~5개월동안살았던 자기의 고향을 연어는 어떻게 해서 정확하 게 찾아오는 것일까. 몇가지 학설이 있다.첫째는 후각설(嗅覺說)이다.연어는사람이 흘린 땀방울을 무려 8백억 배의 물로 희석하여도 정확히식별해 낼만큼 후각이 발달해 있다고 한다.그래서 연어는 후각에따라 자기가 태어난 하천의 냄새를 맡고 정확히 찾아 온다고 한다. 둘째는 태양설(太陽說)이다.연어는 고향을 떠나면서 태양을따라 북극까지 갔다가 태양을 따라 모천에 회귀한다는 설이다.그러나 연어가 태양이 없는 밤에도 항해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 연어의 모천회귀능력을 규명하기에는 좀 미흡한 학설이 아닐 수 없다. 셋째는 자기설(磁氣說)이고,넷째는 염분설(鹽分說)이다.북극까지 가는 길의 자기나 염분을 기억해 두었다가 그 자기와 염분을 역산하여 모천에 회귀한다는 설이다.그러나 이를 증명할만한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한 사람은 아직 없다.
하여튼 모천회귀능력에 관한한 연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거리 항해의 천재임은 분명하다.강원도 양양의 남대천에 치어를 방류하여 모천에 회귀하는 연어의 포획을 연구하는 수산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10월말에 가장 많이 회귀하는 연어의 모천 회귀확률은 90%이상이고 10%미만의 연어들이 모천을 착각하여 남대천이 아닌 인근의 하천으로 회귀한다고 한다.
알래스카같은 곳은 연어낚시가 국제적인 관광상품으로 개발돼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낚싯대를 메고 연어를 낚으러 오지만 우리나라는 연어낚시가 금지돼 있다.
네덜란드 같은 곳은 연어를 치어에서 성어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완벽하게 양식하고 있다.우리나라의 해수면에서도 연어 양식이가능한지는 모르나 보다 많은 치어를 방류하여 수많은 연어가 모천을 찾아 오게하고 그 수효가 많아지면 우리나라 에서도 연어낚시가 가능한 날이 올 것이다.
〈한국낚시전문가회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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