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있는생각>정보화 궁극목표는 고객편익 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최근들어 우리는 정보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접하고 있다.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는 분명 지금보다 훨씬 편리한 생활을 누리게 될 것이며 이러한 편리한 삶은 앞으로 컴퓨터.소프트웨어.데이터베이스등 21세기형 미래산업인 정보 통신산업이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우리들 주위에서 정보시대 도래에 발 맞춰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분야의 하나로 금융기관을 들 수 있다.시중은행들이 금융전산망을 확충하고 현금.
수표인출기,자동통장정리기,무인창구서비스 등과 같이 대고객업무 자동화에 투자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대외개방을 앞두고 인력과 비용의 절감을 통해 국내 은행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터전을 미리부터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고객을 생각하지 않는 투자는 겉모양새만의 정보화로 그치기 쉽다.
통장.도장이 없어도 은행카드 하나로 필요한 현금을 인출할 수있는 현금인출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통장.도장 없이 은행을 출입하게 됐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
그러나 기계를 통해서는 카드 한장으로 필요한 업무처리가 가능한데 창구를 통해서는 동일한 업무가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이는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창구직원의 업무가 아니라는 안이한 사고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지급기나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동안 대부분의 고객은 주어진 공간과 짧은 시간 속에서도 개인의 비밀이 지켜지기를 원한다.그러나 우리는 은행내에 설치된 기계 옆에 정식 창구직원이 아닌 청원경찰들이 지켜서서 기계를 관리하고 기계사용 을 도와주는(?)장면을 볼 수 있다.고객의 비밀번호를 충분히 볼 수 있는거리다.참 어이 없는 일이다.
정보시대를 향해 겉모양 위주로 빠르게 뛰어 가면 갈수록 진정한 의미의 정보화는 뒤로 처지게 된다.진정한 정보화는 컴퓨터 없이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전에 준비하고 이를 컴퓨터를 통해 시간절약과 정확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만 이루 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주 월요일자 본란에는 이찬진(李燦振) 한글과컴퓨터 사장의 글을 싣습니다〉 서울대 법대졸.美텍사스大 경영학 박사.美위스콘신大 경영대학원 교수.現통신개발연구원 연구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