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시공 잘못없다-동아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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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성수대교 붕괴원인에 대한 검찰수사가 서울시 고위공무원들에 대한 조사보다는 부실시공쪽으로 선회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이다리를 시공한 동아건설이 『시공상에는 잘못이 없다』고 밝히고 나서 동아측과 서울시.대한토목학회와의 붕괴원인에 대한 논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서울시 의뢰로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토목학회측이▲트러스 각 부분의 용접두께가 설계도면에는 10㎜인데도 실제로는 이보다2㎜ 얇은 8㎜에 불과하고▲사고구간 트러스의 수직재와 H빔 용접이 기계(자동)용접방식이 아닌 수동식으로 이뤄 져 용접부위에균열이 일어났다는 중간결론을 내려 용접불량이 사고원인임을 강하게 암시한데 따른 것이다.이에대해 동아건설은 28일 서소문 본사사옥 5층 대강당에서 긴급 제작한 사고현장 구조물을 앞에 놓고 본사 기술진을 총동원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실무책임자로서 설명에 나선 백동춘(白東春)토목담당 부사장은 용접부분의 균열로 강재가 떨어져 나갔다는 지적에 대해▲강재는 원래 염분이 스며들면 일반 대기상태에서보다 20배나 부식속도가빠르며 이 경우 용접부위는 일반강재보다 2배 더 빨리 녹이 슨다고 전제,겨울철마다 제설제인 염화칼슘을 마구 뿌려 강도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설계하중인 DB18(32.4t)을 초과하는교통량의 방치로 무리한 힘이 가해져 응력이 약한 용접부위가 부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토목학회조사반이▲용접불량으로 강재의 응력이 약화돼 균열이일어났다고 보는데 대해▲부식으로 강재의 정상강도가 먼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동아측의 주장이다.「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의 논쟁과 같은 상황이다.동아측은 만약 용 접이 잘못돼 있었다면 강재를 용접한 후에 실시한 용접부위 방사선촬영에서 바로 지적이 됐을 것이라는 항변이다.따라서 용접두께가 실제보다 2㎜ 얇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또 수작업으로 용접이 이뤄졌다는 부분에 대해 자동인가, 수동인가의 구분은 용접부분의 강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다만 작업속도가 빠르고 경제적이라는 차이뿐이며 정밀도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원자력발전소의 용접도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특히 강재의 폭이 5백㎜에 불과한 트러스구 조에 있어서는 H빔속으로 용접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자동용접이 불가능한 부분이많다는 것이다.
동아건설은 이같이 상반된 사고원인을 개관적으로 규명하기 위해곧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규모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이는 서울시의 조사의뢰를 받은 토목학회가 서울시측에 편향돼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 강하게 암시하는 것 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응당 서울시에 보관돼 있어야 할 용접공정의 정확성 여부를 판명해 줄 결정적 증거자료인 공사당시 방사선촬영 필름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물론 어떤 업체가 이를 맡았는지를 기록한 관계서류도 남아있지 않다.
이에대해 서울시관계자는『방사선필름이 캐비닛 3~4개 분량이나돼 보관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다리 건설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통상 준공후 2년이내)결과 이상이 없으면 폐기처분 한다』고말하고 있다.관계서류도 물론 보존연한이 지났기 때문에 없어졌다는 것이다.
〈李光薰.金炫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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