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POLL] 이명박 후보에게 미칠 ‘BBK’ 파괴력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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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 02면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이란 막판 변수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후보자 검증 때문에 정책선거라는 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전문가 분석을 인용한 언론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다. BBK 사건으로 이명박 후보에게 실망한 유권자 비율이 높아 월등히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그러나 BBK 사건이 대선 판세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여론조사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연루됐을 경우 지지도 12%P가량 하락 … 진실규명 쉽지 않아 감소 폭 줄 듯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연루되었을 경우 지지 변경 여부에 대해 묻고 있다. 조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이 후보 지지자 중 30%가량 된다. 이 후보의 현재 지지도를 40%로 보면 약 12%포인트가량 지지가 감소해 28%로 낮아진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현재 지지율이 20%인데, 이명박 후보 지지 철회자 중 60%가 이회창 후보를 선택할 경우 28%로 지지율이 상승하게 된다. 또한 비(非)한나라당이 극적으로 통합에 성공하면 이들 후보의 지지율 합산과 시너지 효과, 이명박 후보 지지 철회자 일부 흡수 등을 통해 예측하기 힘든 판세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근거한 이러한 예측은 현실과 차이가 있다. 첫째,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연루되었을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 속에는 ‘과잉 반응’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설문을 자세히 보면 ‘문제가 있을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데, 이는 그 의미상 철회 쪽으로 유도하는 경향성이 담겨 있다. 응답자들이 규범적 측면에서 문제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서 되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대선 당일까지 이 사건의 진실이 완전히 규명되기 힘들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막판까지 김경준씨 측과 이명박 후보의 공방이 지속된다면 유권자들의 지지 감소는 설문 결과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셋째, 비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세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지지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 감소뿐 아니라 이명박 후보로부터의 반사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넷째, 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것에서 보듯이 반한나라당 후보들의 단일화는 상상 속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몇몇 언론에서 상정하는 대선 판세 전망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리될 확률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부동층을 어느 한 후보가 싹쓸이한다면 당연히 대선에서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적 결과로 볼 때 부동표는 기존의 지지 판세대로 나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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