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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덕 … 한겨울 칼바람 무뎌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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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968년 2월 인천은 온 땅이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동장군의 위세가 대단했다. 한 달 내내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 댔고, 한낮에도 기온은 영하를 맴돌았다. 올 2월 인천의 평균 기온은 39년 전 3월 말에 해당하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한겨울의 매서운 칼바람도 지구 온난화 앞에서는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한인성 박사는 22일 "68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인천.목포.속초.제주.울릉도의 2월 기온과 풍속의 변화를 통계 분석한 결과 기온은 빠르게 상승하고 바람은 잔잔해졌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인천은 2월 평균기온이 60년대 말 영하 2도 안팎에서 2000년대 이후 영상 1도 안팎으로 3.23도 상승했지만 풍속은 초속 5m에서 3m 정도로 1.99m 줄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부산 지역 기온은 영상 3도 근처에서 2.55도 올라갔다. 풍속은 초속 5m 안팎에서 1.63m 줄어들었다. 한 박사는 "겨울철에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이 약해진 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게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 상승도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68~2004년 주변 해역의 평균 온도는 2월을 기준으로 1.35도 상승했고, 8월을 기준으로 하면 0.7도 올라간 것으로 한 박사는 분석했다. 이에 비해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 수온은 약 0.5도 상승했고, 북태평양은 0.46도 올라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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