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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계획서에 지존파영향 역력-증인 보복살인 수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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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사고장소인 수원시파장동410 일대 일림마을 주민들은『도둑하나 없는 동네에 웬 날벼락이냐』며 골목길에 나와 눈물을 적셨다. 주민들은 특히 金씨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등 평소 금슬좋은부부로 소문나 있었다며 집앞을 청소하거나 3~4명씩 교대로 金씨가 입원한 아주大병원을 찾아가 밤을 새우기도.
○…살해된 김현군이 재학중이던 파장국교 교사등 4~5명이 11일 아침 金군의 집을 방문했으나 대문앞부터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등 참혹하게 숨진 현장을 목격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또 金군의 급우들은 책상앞에 둘러앉아『항상 활달했던 金군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비정한 어른들의 사회에 대해 눈물로항변. ○…이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경찰서는 범인차를 빨리 발견해 검거했더라면 살해일지가 기록돼 있는 노트를 일찍 발견,2차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경찰은『살인사건 현장의 진입로가 비좁고 불법 주차차량이많아 일찍 출동하지 못해 죄스럽다』며 조속히 범인을 검거하겠다며 긴장된 모습들이 역력.
○…10일밤 발견된 범인의 차트렁크에서 삽이 실려있는 것이 확인돼 범인이 시체유기까지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대두.
경찰은 또 범인이 2차 범행현장인 광주군광주읍 김모씨 집에서金씨와 동거하던 이모씨의 옷을 바꿔 입는등 잔혹함과 대담성이 뛰어나 추가범행이 우려된다며 초긴장.
○…10일밤 범인의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범행계획서는 최근의지존파사건.온보현사건등에 영향을 받은 듯 문구마다 강한 살기를뿜고 있어 섬뜩함을 느끼게 했다.
범인 金은 범행 30분직전인 5시5분,현재의 심경을 휘갈겨 쓴 메모에서『죽어야 할 인간은 빨리 죽어야 한다』며 『교도소생활 3년반동안 거의 독방생활을 하며 죽이고 말겠다며 이를 갈아왔다』고 적어 놓았다.
범인 金은 또 막상 칼로 죽이려니 초조해 죽을 지경이라며 이럴 때는 제일 생각나는게 여자라며 생각나는 여자들 이름도 적어놓아 마지막 순간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를 나타내기도.
○…전남해남이 고향인 범인 金은 고교1년 중퇴후 상경,영세 섬유업체등에서 노동으로 전전해 왔는데 살인계획 메모에『자신의 직업에 충실하자.
살인이면 살인,노동이면 노동,범죄면 범죄 오직 충실할 뿐이다』등을 휘갈겨놓기도.
[水原=鄭燦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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