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안게임>히로시마 홍보소홀.운영미숙.시설미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은 역대 아시안게임중 가장 악명(?)높은 대회가 될 것같다.
홍보부족에 운영미숙,불편한 선수촌시설에 너무 먼 경기장.
히로시마에 온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의 불평이 하루가 멀다하고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지난 5일 벌어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결승전이 20분 늦게 시작된 것은 선수촌에서 선수들을 태우고 골프장을 거쳐 레슬링장으로 오는 셔틀버스의 기사가 골프장을 못찾아 20분간 헤맸기 때문이다.
선수촌에서 레슬링장인 동히로시마체육관까지는 1시간이 훨씬 넘게 걸릴 정도로 멀다.
그래서 한국 레슬링팀은 선수촌을 나와 경기장 부근 호텔에 별도 비용을 들여 묵고 있다.
심지어 가는데만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기장도 있다.경기장이너무 멀어 선수들이 선수촌을 나와 호텔에서 생활해야 하고 셔틀버스 기사가 경기장 위치를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곳이 지금의 히로시마다.
인구 1백만명의 작은 도시 히로시마의 택시기사들이 메인프레스센터를 모를 정도면 이들이 얼마나 홍보에 소홀했는지 알 수 있다. 운영미숙은 각종 기록과 보도자료에서도 볼 수 있다.
경기가 끝난지 2시간이 지나도록 기록집계가 안돼 각국의 취재진들에게 20만엔(약 1백60만원)씩 사용료를 받고 대여해준 컴퓨터는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다.이때문에 『쓸모없는 컴퓨터를 반납하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말로는 대회공식언어가 영어라고 하면서 경기장에서 나눠주는 보도자료중 상당수는 일본어로만 돼있어 이 대회가 일본 국내대회인지,국제대회인지 모를 정도다.
방송의 경우는 더 심하다.
경기중계를 담당하는 국제방송센터(IBC)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34개 종목중 16개종목만 중계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방송사는 이미 사용료를 지급했으면서도 정작 자기나라에 중계해야 하는 중요 종목은 별도 비용으로 별도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는 방송사마다 중계차를 히로시마까지 공수했다.
선수촌 시설도 국제대회를 치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대회가 끝난 후 일반 분양을 한다는 이유로 선수촌내 일부 샤워실.화장실은 사용 못하게 못질을 해놓았다.
난방도 제대로 안돼 역도.레슬링등 감량을 해야 하는 선수들은무척 애를 먹어야 한다.
***점심때 연습시간 배정 연습장도 부족해 점심시간때 연습시간을 배정받은 한국 배구.농구선수들은 제대로 연습을 못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런 것에 비하면 메인스타디움으로 골인하는 국제관례를 깨고 일본선수들에게 유리하게 마라톤코스를 잡는 바람에 경기 다음날 시상식을 해야 하는 해프닝정도는 차라리 애교로 봐줄만하다.
[히로시마=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