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있는생각>다양해질 삐삐기능 눈앞에 성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삐삐처럼 급격히 확산된 통신매체도 드문 것같다.2~3년전만 해도 영업사원과 같이 이동이 많은 일부 직종 사람들에게만 쓰이던 삐삐가 이제는 청소년들의 연락수단으로까지 쓰이는등 보통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특히 작년 이래로 엄청난 수의 삐삐가 보급돼 사용자가 5백만명을 넘어섰다.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돼 얼마 지나지 않으면 사용자가 1천만명이라는 이야기를 듣게되고 삐삐가 없는 사람은 옷 하나 덜 입고 나온 사람 취급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사용자 수는 TV나 라디오 같은 공중파의 일방적 매체를제외한 선택적 통신매체로는 전화 다음가는 것이고,비록 단방향이기는 하지만 50만명을 넘어선 PC통신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더구나 내년부터는 전화 번호만 전송할 수 있는 숫자식 삐삐서비스외에 문자까지도 전송할 수 있는 문자 삐삐 서비스와 단말기가 제공된다고 하니 그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자 삐삐가 나오게 되면 지금과 같이 호출한 사람이 누구인지몰라 우선 전화를 건 후『혹시 삐삐 치셨습니까』라고 묻는 일이줄어들 것이고,커피숍과 같은 공공장소에서『호출하신분 누구세요』라는 외침을 듣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물론 삐삐는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만 한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컴퓨터와의 접목으로 상당부분 보완될 것이다.
즉 누군가 자신의 집에 전화를 걸면 컴퓨터가 그 전화를 받아 자동응답기 기능으로 메시지를 녹음하고 그 내용을 삐삐로 알려줄수 있으며,자동응답기에 녹음하는 것에 대해 왠지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기 전화번호를 삐삐치듯 입력해 놓으면 컴퓨터가 그전화번호를 전화번호부에서 찾아 누구에게서 언제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문자로 삐삐에 전송해 줄 것이다.또 일정을 미리 입력해놓으면 약속시간 1시간전에 이제 다른 장소로 이동하라고 삐삐가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삐삐가 통신 서비스와 합쳐지면 전자우편을 써서 삐삐를 가진 사람에게 전송할 수도 있고 헤드라인 뉴스나 일기예보.
주식정보.프로야구 전적도 보다 상세히 볼 수가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런 문자삐삐가 송신전용의 휴대용 전화기와 합쳐지면 휴대용 전화기를 갖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비싼 휴대용 전화기의대용품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졸업▲㈜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다음주 월요일자 본란에는 천조운 초고속정보통신망기획단 부단장의 글을 싣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