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다이어트' 주창자 알고보니 황제급 뚱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황제 다이어트' 주창자인 미국인 의사 로버트 애트킨스 박사가 심장질환에 시달려온 '황제급 뚱보'였음이 밝혀졌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애트킨스 박사는 1천5백만부가 팔린 저서 '애트킨스 박사의 다이어트 혁명'을 통해 빵.국수.쌀 등을 적게 먹고 고기.달걀 등을 많이 섭취하면 살을 뺄 수 있다는 방법을 처음 제안했다. 이 식이요법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어 패스트푸드업체 버거킹은 빵을 빼고 고기만으로 만든 '누드 햄버거'를 출시할 정도였다.

그러나 애트킨스 박사는 지난해 72세로 숨질 당시 체중이 1백16kg(신장 1m80cm)에 달해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 제곱으로 나눈 것)가 35.8이나 되는 '고도비만자'인 데다 충혈성 심장쇠약과 고혈압을 앓아온 사실이 검시(檢屍)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10일 보고서를 공개한 의료단체 '책임지는 의술을 옹호하는 의사들'은 "애트킨스 다이어트를 추종하는 수백만명의 체중과 심장에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박사의 측근들은 "임종 직전 의료진이 투입한 수액 때문에 체중이 27kg 불었을 뿐 원래 체중은 89kg"이라고 반박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