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의 활발한 움직임 정계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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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자당(民自黨)은 김대중(金大中)아태재단이사장의 최근 활발한움직임에 대해 『정치색깔이 짙어지고 있다』고 (朴範珍대변인 논평)지적해왔다.
5일 저녁 金이사장의 세미나(한양대주최의 지방자치문제)발언내용을 보고 민자당은 그런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
민자당이 주목한 金이사장의 발언은 『지방자치가 전면 실시되었다면 63,71,87년 대통령선거때 여당후보가 승리하지 못했을것이며,92년에도 야당후보가 유리한 조건하에서 선거를 치를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 대목이다.
익명을 부탁한 한 당직자는 『지방자치를 강조했다기 보다 자신의 대선(大選)패배에 대한 구차한 변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변명들은 정치재개를 위한 포석이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6일 아침 김종필(金鍾泌)대표가 주재한 당직자회의에서는겉으로는 반응을 자제했다.朴대변인은 『金이사장이 말할 때마다 꼭 논평해야겠느냐』고 했다.그러면서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오는것 아니냐』며 金이사장의 발언을 정치재개의 신호 로 파악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하나하나 반응을 보이면 정치쟁점이 되지 않겠느냐.金이사장의 움직임을 정치적 관심사로 만들고 싶지않다』고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金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관심 없다』고 했다.청와대는 아태재단의 아시아 민주지도자 회의(12월)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초청하려는 계획을 『그때 가서 보자』고 시큰둥해 하고 있다.
민자당과 청와대의 이런 자세는 金이사장의 행보에 대한 반응의수위에 신경을 쓰는 흔적이 뚜렷했다.그러면서 이 당직자는 『朴대변인의 지난달 30일 논평이 우리 입장을 실감나게 반영했으며유효하다』고 했다.
朴대변인의 이 논평은 정부의 통일정책을 비난한 金이사장에 대해 『정치적발언을 하고싶어 몸살이 날 지경이면 정치를 재개하든지 아니면 은퇴한 정치인답게 점잖게 입을 다물고 있든지 선택하라』고 원색적으로 성토했다.
이런 반응은 金이사장이 「김영삼 이후」를 겨냥하는 정치재개를위한 세밀한 프로그램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민자당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민자당은 金이사장이 통일문제로 자신의 역할을 설정하면서 이제지방선거쪽에 관심을 넓히려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민주계출신 한 당직자는 『지방선거와 자신과의 인연을 유달리 강조한 것은 그런 맥락』이라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때 정치 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 金이사장의 우선 목표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당직자는 『야권통합이나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金이사장의 승인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이 야당의 일반적인 인식아니냐』고반문했다.
그리고 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 15주기 추도위원회의 고문직을 수락한 것을 지난 대통령 선거때 보인 보수쪽으로 손짓을 한「뉴 DJ 이미지 관리」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민자당과 金이사장측과의 신경전은 더욱 미묘해질 것으로 보인다.
〈朴普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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