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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국민의 8%가 환자" 당뇨주간 맞아 알아본 현 주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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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유병률 8%, 매년 10%의 새로운 환자 발생, 건강 보험비용의 20%(약 3조원)를 차지하는 병. ‘2007 한국인 당뇨병 연구보고서’가 밝힌 국내 당뇨병의 현주소다. 당뇨병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때까지 별 증상을 못 느낀다. 또 완치법도 없어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다. 당뇨병주간(11월 12~18일)을 맞아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손호영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 현주소와 대책을 알아본다.

◆공복혈당 100㎎/㎗ 미만이 정상=당뇨는 혈액 내 포도당 수치가 높은 병. 음식물 섭취로 높아진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의학적으로 당뇨병은 공복 시 측정한 혈당치가 126㎎/㎗ 이상일 때다.

그렇다면 125㎎/㎗ 이하면 정상 혈당일까. 물론 아니다. 다른 만성병처럼 당뇨병 역시 어느날 갑자기 발병하는 게 아니라 병이 서서히 진행한다. 정상과 당뇨병 사이에 ‘공복 혈당장애’라는 단계가 존재하는 이유다. 이는 공복 혈당수치가 100~125㎎/㎗일 때이며, 당뇨병 발병 ‘직전’ 상태를 말한다.

결론적으로 공복 혈당수치는 ‘100㎎/㎗ 미만’ 이라야 정상이다. 당뇨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평생 공복혈당 100㎎/㎗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합병증이 무서운 병=당뇨병은 고혈당이 초래하는 합병증이 무섭다. 예컨대 2003년 다리를 절단한 환자 중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는 44.8%로 보통 사람의 10배 이상이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56.7%, 신장이 기능을 못해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는 신대체요법 환자의 70.5%가 당뇨병 환자다. 또 국내 실명 원인 1위 역시 당뇨병성 망막질환이 차지하며, 급성 뇌졸중 발병률도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환자의 5.2배다.

<표 참조>

문제는 합병증이 이처럼 무서운데도 예방에 소홀하다는 점. 실제 실명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하는 경우는 불과 6.2%, 비만도 검사를 받는 사람도 17.9%에 불과하다.

합병증 예방은 공복혈당장애 때부터 적극적인 관리를 해 당뇨병 발생 그 자체를 막는 데서 출발한다. 이때 소식과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는 기본. 이 방법이 뜻대로 안될 땐 약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공복혈당 수치를 10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예컨대 소식이 힘이 든다면 식욕억제제를, 형편상 운동하기 힘들 땐 혈당 낮추는 약을 복용하는 게 방법이다.

일단 당뇨병 환자로 진단받았다면 정상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임신성 당뇨병도 관리 대상=평상시에는 정상 혈당을 유지하다 임신을 하면서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여성들이 있다. 유병률 2.2~4.9%인 임신성 당뇨병 때문이다. 문제는 당뇨병이 임신 뒤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 실제 이런 임신부 중 출산 후 당뇨병 환자로 남는 경우가 23%나 된다.

임신성 당뇨병은 태아 건강을 위협하는 것도 문제다. 어머니가 임신성 당뇨병 환자일 땐 태아가 거대아(4kg 이상), 출생 시 저혈당·황달 등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높은 임산부는 반드시 임신 24주 이전에 당뇨병 가능성을 검사받는다. 이때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24~28주 때 다시 한 번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한강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유형준 교수, 이대목동병원 내분비내과 성연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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