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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드라이브>충남 안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하늘빛과 꼭 닮은 바다와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은모래,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진 구절양장(九折羊腸)사이로 은은히 풍겨오는송림(松林)의 향기….
쪽빛 바다 품속에 폭 안겨있는 섬 안면도(安眠島)는 사랑스럽다. 발길 닿는 데마다 구수한 사투리 만큼이나 정겨운 섬사람들의 인정이 여심(旅心)을 묶어놓기 때문일까.
『갯가에 말 세우고/이끼 위에 앉으니/구름 낀 첩첩 섬산 푸름을 아끼느라 부산하다/…(중략)/아 저 섬처럼 편안히 누워 잠들 날이 언제일꼬』라고 고려말 충신 이색(李穡)이 안면도를 멀리 바라보며 시로 읊었을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 안면도는 백사장.삼봉.방포.꽃지등 4개 해수욕장을 품에 안고 긴 해안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3도 미만의 완만한 경사와 고운 규사질 모래가 전국에서 으뜸.모래는 갓난애 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자동차 바퀴가 빠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
안면읍 시장에서 약3㎞ 서쪽으로 나가면 보이는 승언리(承彦里)방포(傍浦)는 뛰어난 경관에다 천연기념물 138호인 모감주나무 군락으로 유명하다.
마을사람들은 인접해 있는 해수욕장 4곳중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않은 꽃지해수욕장을 제일로 꼽는다.
고운 모래와 울창한 송림,더구나 수평선과 맞닿은 서해바다의 낙조(落照)는 가위 황홀한 비경(비境)이다.
또한 해삼.전복.우럭.노래미 등이 많이 잡혀 낚시꾼의 마음을설레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안면 육미(六味)중 간월도의 어리굴젓과 창기리의 고사리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
그러나 안면도의 가장 큰 자랑은 역시 울창한 송림이다.비포장길을 달릴 때 코끝을 스쳐가는 짙은 솔내음은 가슴까지 향기롭게만든다. 서울서 안면도까지는 약 2백㎞로 4시간 거리.경부고속도로 안성IC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평택~안중을 거쳐 아산 삽교천방조제~당진~서산~안면도에 이르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송탄~평택~온양~예산~홍성을 거쳐 갈산으로 꺾어지는 코스도있다.이 코스를 택할 경우 지나치게 되는「서부면 AB지구」방조제 주변 4㎞ 길은 절로 탄성이 나올만큼 환상적이다.
〈高賢珠.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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