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미리보는명승부>남자테니스 단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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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90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 노메달의 수모를 씻어줄 수 있을것인가….』 10월7일 한국-인도간의 남자테니스 단체전 결승전이 벌어지는 히로시마 테니스코트.
두번째 단식주자 장의종(張義鍾.상무)은 발이 땅에 얼어붙는 것같다.『힘을 빼자….』 1세트 6-0.지나치게 긴장한 탓인지실수가 잦다.세계랭킹 1백50위 레안더 파에스는 張의 약세를 본듯 좌.우코너를 찌르는 정교한 스트로크를 거침없이 퍼부어댄다. 신한철(申翰澈.호남정유)이 지사날리(세계랭킹 5백3위)를 접전끝에 2-1로 꺾자 환호했던 한국응원단도 숨을 죽인 채 이들의 랠리를 지켜보고 있다.
2세트 장의종의 서비스게임.
장의종의 빠른 서비스가 파에스의 오른쪽을 파고든다.
파에스가 서비스리턴을 하자마자 네트쪽으로 달려온다.
『어!』자신감넘친 위압적인 자세에 주춤해있던 장의종의 패싱샷이 비어있는 왼쪽라인을 파고들자 파에스의 빠른 발도 어쩔 수 없었다. 파에스는 계속 네트로 대시하고 장의종의 날카로운 패싱샷이 이어지자 어느새 스코어는 6-0.
세트스코어 1-1.
퍼펙트게임을 허용한 파에스는 마지막 세트 접어들자 베이스라인에 붙어 좀처럼 네트 앞으로 나올 줄 모른다.
서로간의 서비스게임을 따내는 팽팽한 접전.
6-6.결국 타이 브레이크.
장의종의 서비스가 날카롭게 중앙을 파고들자 당황한 파에스의 리턴볼이 공중으로 떠오른다.장의종의 강 스매싱.『아-』네트에 걸려 발 아래로 굴러오는 볼을 바라보는 장의종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하다.
파에스의 서비스 스피드가 되살아나면서 순식간에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진다.
다시 장의종의 서비스.
『이번이 마지막 무대가 아닌가….』 이를 악문 장의종의 서비스가 잇따라 구석을 파고들며 에이스가 터지자 스코어는 3-2.
이어지는 파에스와 장의종의 서비스 에이스.5-4.
성질급한 파에스가 경기를 마무리하려는듯 서비스를 넣은 뒤 네트로 뛰어든다.『이겼다….』장의종의 주특기인 패싱샷이 빛을 발하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6-5로 역전된다.
장의종 서비스.볼을 높이 올린 장의종이 사력을 다한 서비스를내리꽂자 코트에는 『와!』하는 함성이 울려퍼진다.
한국이 베이징의 부진을 씻고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은 이처럼 극적인 역전드라마로 엮어지고 있었다.
〈辛聖恩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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