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르는 韓日안보협력-양국 첫 실무군사회의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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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北韓)핵문제가 한반도(韓半島)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있는 가운데 한국(韓國).일본(日本)이 군사(軍事)교류등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한일(韓日) 양국은 그동안 군사당국간 정보교류회의및 해상연합훈련을 해온데 이어 빠르면 다음달중으로 본격적인 실무자급 군사회의를 개최하기로 사실상 합의,양국간 군사우호를 강화하고 있다. 실무급 군사회의에선 유사시 공동 방위를 위한 군사정책.전술.작전등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이 다뤄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교류 차원을 넘는 긴밀한 관계발전으로 꼽힌다.
한일 군사공조체제는 미국(美國)의 동북아(東北亞)정책과 맞물려 이 지역에서의 한.미.일(韓.美.日) 안보협력체제를 한층 다지는 효과를 갖게된다.
양국이 안보협력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최근 북한의 핵위협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등 상호간에 안보적 실리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한국은 지난 7월 북한 김일성(金日成)사망후 안개속을 걷고 있는 북한정세가 불안정해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일본도 북한의 노동.대포동 계열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개발및 실험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특히 최근 군사대국화의 일환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한일양국은 대미(對美)안보동맹관계에 바탕을 둔「안보동반자」적 위치를 견지해야 한다』며『특히 북한핵개발 위협에 대해 긴밀한 공조체제유지가 필수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군사적 관계를 맺은 것은 상호 무관부를 개설한 66,67년부터.이후 국방부및 육.해.공군 정보본부간에 북한의 정치.군사동향에 대한 군사정보 교류를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한국 국방장관이 무관부개설 28년만인 올해4월 정부수립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할 정도로 실질적인 군사관계를 가지지 못했다.
지난4월 이병태(李炳台)장관의 방일(訪日)은 한일군사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으며 최근엔 군용기비행의 사전통보합의라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李장관의 방일성과가 한일안보협력강화의 신호탄으로 작용,결국「한일 실무자급 군사회의」로 진일 보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일본 자위대는 병력이 정원에도 못미치는 23만7천여명.인구 1억2천만명에 비해선 보잘것 없는 군사력이다.
그러나 세계최고수준의 일제(日製)전차 1천2백대,17척의 잠수함및 이지스신형구축함,F-15를 주축으로 한 최신예전투기 3백여대,수십조원에 달하는 군사비등 전력(戰力)상으론 군사강국이다. 국방연구원 차영구(車榮九)박사는『지리적으로 가깝고 정치.
경제.외교 교류가 깊이있게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안보차원의 교류만을 제외할 수 없다』면서『북한정보에 대해 우리와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일본과의 안보협력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의 패권주의와 통일한국 최대의 적은 일본이라는 한국민의 의식등 부정적 요인도 만만찮게 작용하고 있다.그럼에도 국방부는『중국(中國).러시아와도 군사교류를 벌이고 있는 마당에일본과 군사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며『한일 양국간 점진적인 군사교류협력 증진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어서 안보협력강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시화될 전망이다.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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