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와 스포츠 깊은 함수관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경기(景氣)와 스포츠.
언뜻 보면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일본에서는 스포츠가 景氣의 예고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프로야구의 대명사 히로시마 자이언트(巨人)구단과 관련된 것.
자이언트의 성적이 좋으면 일본경기가 살아나고 성적이 곤두박질하면 경제도 맥을 추지 못한다는 묘한 관계를 갖고 있다.
66년부터 70년까지 4년9개월에 걸친 전후 최장의 이자나기경기때 일본은 연평균 1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때 자이언트는 9연속 우승의 신화를 창조했다.
자이언트는 전후 부흥기를 빼고 50년대중반이후 神武경기부터 岩戶경기까지 7년동안 여섯번이나 우승했으며 특히 경기회복초기에는 우승을 독식했다.
한편 스모의 천하장사격인 요코즈나(橫綱)에 강자가 오를수록 경기도 좋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와지마(輪島)와 기타노코(北湖)가 주름잡던 77년부터 2년간은 제1차 오일쇼크에서 빠져나오는등 확실히 강한 요코즈나가 있을 때 경기가 좋았다.
그러나 치요노후지(年代富士)가 은퇴하고 아사후지(旭富士)가 요코즈나에 등극했을때 경제가 내리막길을 달렸고 가시와타나(栢鵬,일명 大鵬)가 은퇴하자 닉슨쇼크가 일본을 습격했다.
지금은 어떤가.
요코즈나인 아케보노(曙)가 부상으로 쉬고 있다.또 이번 대회에서 무사시마루(武藏丸)나 와카-다카 형제가 요코즈나를 거머쥐어도 큰 그릇은 아니다.전례로 볼때 일본 경기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불안하다.
스모와 관련,또 하나 재미있는 현상은 차석 장사인 오제키(大關)의 승진이 많으면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아케보노가 오제키가 된 것은 2년전.그후 다카-와카형제,무사시마루,다카노나미가 연달아 오제키가 됐다.이 무렵 경기지수는 계속 떨어졌다.
85년부터 1년이 채 안되는동안 3명의 오제키가 나왔는데 엔고불황과 시기가 겹쳤다.
80년부터 3년사이에 7명의 오제키가 탄생한 시기는 제2차 오일쇼크의 후유증을 겪을 때다.
일본 경제기획청이 지난 9일 경기회복선언을 했다.강력한 호재(好材)없는 불안한 경기회복 단계에 놓여 있는 일본경제가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을지.앞으로 스포츠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 궁금하다.
[東京=郭在源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