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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철강업 일군 위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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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박태준 명예회장이 80회 생일 잔치에서 부인 장옥자 여사와 건배하고 있다. [사진=김성룡 기자]

경북 포항의 영일만에서 모래 바람을 헤치며 신화를 일궈내던 ‘전사’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깊게 파인 얼굴의 주름, 회색빛으로 변한 눈썹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 줬다. 그러나 강렬한 눈빛만큼은 여전해 ‘철의 사나이’의 강단을 짐작게 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8일 80회 생일을 맞았다.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념 행사가 있었다. 소설가 조정래(64)씨의 위인전 시리즈인 『박태준』의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렸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는 어린이들을 위해 위인전 시리즈를 집필 중이다. 총 30권 가운데 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 등 5권이 1차로 출간됐다. 생존 인물로는 박 명예회장이 유일하다. 조 작가는 “생존 여부에 상관없이 박 명예회장은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한 위인임에 틀림없다”면서 “철강산업을 세계 최고로 이끌어 한국 경제를 발전시킨 기록을 어린이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었다”고 집필 이유를 설명했다.

 조 작가는 박 명예회장의 위인전을 쓰면서 그의 인생에 대해 세 차례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인생 역정을 취재하면서, 글을 쓰면서, 원고 교정을 보면서 각각 감동을 받았단다. 조 작가는 “이제 출판된 책을 읽으면서 네 번째 감동을 받을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준규 전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90년대 초 박태준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중상모략으로 실패했다”면서 “만약 그때 성공했다면 한국의 ‘잃어버린 15년’과 작금의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명예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위인이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부담이 어깨를 짓누른다”며 “‘짧은 인생을 영원한 조국에’라는 좌우명은 인생의 나침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인생을 끝까지 바르게 완주하라는 의미로 위인전을 받아들이겠다”며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잔치는 부인 장옥자(75)씨와 사이에 둔 자녀 1남4녀가 마련했다. 정계와 재계 등에서 초청된 3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도 행사장을 찾았다. 경제계에서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포스코에서는 이구택 회장과 윤석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심재우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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