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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불안·고통 반으로, 투병 의지 2배로” 유방암 재발 함께 막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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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방암 환자 모임인 비너스회 회원들이 밴드를 이용해 부종을 개선하는 체조를 배우고 있다. [비너스회 제공]

‘벼랑 끝에 서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런데 유방암 환자들은 이런 고비를 두 번이나 맞는다. 그것도 잊을 만하다 싶을 때 불현듯 찾아온다. 5년 이후에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유방암은 이렇게 모든 여성의 ‘공공의 적’이다. 유방암 치료를 받은 여성들은 환우회 활동에 적극적이다. 불안과 고통을 반으로 나누고, 투병 의지를 배로 높이려는 소망이 담겨 있다. 환우회 회원들이 경험으로 말하는 ‘유방암 재발 방지’ 어떤 것이 있을까.

고종관 기자

①검진·관리 꾸준하게
 재발 역시 조기 발견이 관건이다. 먼저 유방암은 만성병이라는 생각을 갖자.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재발을 조기에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암세포의 증식이 느리다. 그러다 보니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보는 다른 암과는 판정 기준이 다르다. 5년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첫째 수칙은 호르몬 보조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 유방암 세포의 발현을 차단하는 아로마타제 억제제(페마라·아르미덱스 등)가 권장된다. 대상자는 폐경 후 호르몬 양성 수용체를 지닌 여성이다. 서울아산병원 핑크리본회 이영희 회장은 “환우 중에는 수술한 지 9년 만에 재발한 경우도 있다” 며 “평생 의사의 관리와 약물치료를 받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고 말했다.

②채식 늘리고 잠 충분히
 이영희 회장은 비만을 막기 위해 헬스용 자전거를 구입, 매일 30분씩 운동을 한다. 식단도 바꿨다. 육식과 지방질이 많은 서구식 식생활은 유방암 발병 및 재발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음식은 골고루 먹되, 식사량을 줄이고, 기름진 음식보다 채소·과일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양배추·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에 들어 있는 인돌 성분은 유방암 발생 억제 위험인자로 알려진 효소의 생산을 증가시킨다.

 수면도 암 재발에 영향을 미친다. 국립암연구소(NCI)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3년 이상 야근을 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60%에 달했다. 3년 미만인 여성도 40%였다. 밤 시간에 밝은 불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고,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③환자 모임 적극 참여를
 서울대병원 비너스회는 산악팀·요가팀·고전무용팀·웃음치료팀 등 20개 소그룹을 운영한다. 환우들은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주치의인 노동영 교수는 정기적인 강의뿐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유방암에 대한 정보와 Q&A 게시판을 통해 궁금증을 바로 해결해 준다.

 서울아산병원 핑크리본회는 매월 둘째 목요일 찜질방 모임을 갖는다. 대중탕 이용을 꺼리는 환우들을 배려한 것이다. 찜질방 전체를 빌려 같이 목욕하고, 담당 주치의인 안세현 교수를 초청해 교육도 받는다. 또 물리치료사를 초빙해 부종 예방을 위한 요가를 배우거나 정신과 전문의의 우울증 강의도 듣는다.

 비너스회 이병림 회장은 “모임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치료 과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④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  
국립암센터 민들레회는 매주 1회 부종을 막는 기체조 모임을 진행한다. 서울대병원 비너스회와 서울아산병원 핑크리본회에서도 매주 1회 요가교실을 연다.

 유방암 환자는 유방 절제술 후 팔이나 겨드랑이가 잘 붓는다. 림프선이 잘려 림프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팔과 어깨 근육의 위축과 굳은 관절을 풀어 준다. 림프의 순환도 도와준다.

특히 지속적인 운동은 여성호르몬 생성을 줄여 준다. 주 5회 30분씩 규칙적으로 걷거나 조깅·자전거 타기·등산 등 유산소 운동은 유방암 재발 방지 효과가 있다.

하지만 팔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테니스·스키와 같은 운동은 림프 부종이 생길 위험이 있다.

⑤마음가짐 긍정적으로
 인하대병원 파랑새회의 정기 모임과 강의는 유방암이 완치 가능한 질환임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또 매달 산행과 체육대회·야유회 등을 통해 환우들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강남성모병원 가유회는 웃음교실과 노래교실을 열어 환자들에게 활력소를 준다. 매달 4∼5회 병원을 방문, 회복 중인 환자들에게 정보와 희망을 나눠 주기도 한다. 파랑새회 윤순덕 회장은 “암을 완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재발을 물리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유연’(한국유방암환우연합회)=병원별로 분산돼 있는 모임을 묶어 지난해 8월 창립. 유방암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투병 의지를 키우고 있다. 산하에 20여 개의 병원별 환우회가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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