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 남북대화만이 열쇠-아리아스.趙永植 특별대담

「제3세계의 대변인」으로 널리 알려진 오스카르 아리아스 前코스타리카대통령이 趙永植 1천만 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장(경희대설립자)의 초청으로 지난 7일 방한했다.55세인 그는 정치학교수를지내다 코스타리카 경제정책장관으로 발탁된 뒤 8 6년부터 90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그는 87년 지역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아리아스 평화안」 초안을 마련했고 같은해 8월7일 중앙아메리카 수반들이 「중앙아메리카의 확고하고 영원한 평화를 정착시키기위한 협정」에 조인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아리아스 前대통령은 8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趙위원장과 대담을 가졌다.
[편집자註] 趙=대통령재직시 군대를 없앴고 현재는 파나마에서도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을 개정해 군대를 없애는 일을 추진하는등 만성적인 분쟁지역인 중남미에서 군축을 통해 전쟁없는 평화 정착에 앞장서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대담의 주제는「新화해시대에 있어서의 UN과 세계평화정책」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리아스=나는 86년부터『중남미의 평화정착이 코스타리카 평화의 요건이 된다』고 역설했습니다.니카라과의 전쟁을 종식시키는데앞장섰던 것도 이웃집에서 불이 나면 우리집도 탄다는 걱정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당시 中美는 냉전지대였습니다.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는 쿠바와 소련이 돕고 미국은 니카라과 반군을 도왔습니다.레이건美대통령은전쟁을 통한 산디니스타정권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당시 미국의회에서「평화를 위한 기회」라는 제목으로 상.
하 양원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전쟁종식을 호소하는 저의 연설에 많은 국가들이 찬성했고 결국87년 중남미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평화를 정착시킬수 있었습니다. 趙=아시다시피 한반도는 최근들어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냉전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과거 라틴아메리카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말씀해 주시지요. 아리아스=평화에 대한 계획을 구상할 당시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의적이었습니다.
미국은 공산주의자 특히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정권이 내 제안의근간인 『민주화가 없으면 평화가 없다』는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한마디로 나는 돈키호테,몽상가로 취급당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의 편이었습니다.평화계획이 실효를 거뒀기 때문이죠.나는 오늘의 이상주의자가 바로 내일의 현실주의자가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들에게 『대화는 기적을 낳는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대화는 비록 적대관계에 있을지라도 상대방을 알게하는 장점이 있지요. 지금 평양과 미국이 대화를 하고있지만 평화정착의 돌파구는 남북 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해서만 만들어질 것입니다.비공식적 대화도 필요합니다.
趙=인류 역사의 오점인 전쟁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선 화합.협동을 통해 국제화.민주화.인간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아리아스=흔히들 세계가 대결의 냉전시대를 끝내고 화해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들 하지만 나는 自國이기주의가 강화되고 있어 냉전적 잔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가운데 유엔은 세계를 지도할 역량을 상실했고 역사적 혜안이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유엔이 1990년도 한해에 평화유지군의 유지비로쏟아부은 돈이 45년 창설당시의 군사비 지출보다 많았습니다.이미 일어난 전쟁의 뒷처리를 하기보다 는 예방활동을 벌이는 것이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안보의 개념을 바꾸어야 합니다.지금까지는 군사적개념으로만 이해했는데 이제는 고용의 창출.의료.건강.교육.주택.인권.환경.부패와 빈곤의 추방등을 해결함으로써 분쟁의 원인자체를 제거해야 합니다.
수천명의 어린이가 굶주린 배를 움켜잡은채 거리를 배회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평화가 가능하겠습니까.
趙=동감입니다.유엔은 이제 전쟁이외에 다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리아스=유엔이 창설되던 해에 다른 두개의 세계기구가 창설됐습니다. 바로 세계은행(IBRD)과 국제통화기금(IMF)입니다.두 기구는 가난을 줄이고 지역간 불균형을 막기위해 만들어 졌는데 50년이 지난 오늘날 오히려 가난은 늘고 지역간 불균형은심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지도력부재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일례로 마약수출국은 국제적인 응징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유엔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가 전세계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재래식무기의 90%를 판매하고 있습니다.마약판매 와 무기판매가무엇이 다릅니까.무기판매도 응징의 대상입니다.인류는 군축을 통해 발전하느냐 아니면 파멸하느냐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정리=李夏慶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