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혁칼럼>정계에 스타가 있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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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야망의 계절이 오고 있다.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내년 지방선거는 벌써 열기 띤 進行形 문제가 되고 있고 그 다음해의 15代총선,또 그 다음해의 大選도 이미 현실문제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며칠전 中央日報의 시사만화 왈순아지매는 63빌딩에서 돌을 던지면 大權走者나 民選시장 후보가 맞는다고 풍자했다.아닌게 아니라 벌써 야당에선 大權走者와 시장후보들이 줄줄이 나오고, 與圈엔 전에 없던 「實勢」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實勢도 많고 후보도 많지만 이들이 실제 얼마나 힘이 있고 대중적 기반과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며칠전 신문 한 귀퉁이에 보도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직 국회의원(2백99명)중 존경할만한 인물이 1%(3명)미만이라는 응답이 25.4%,10%정도(30명)라는 응답이 53.
7%였다.
여론 선도계층 1천명을 상대로 했다는 이 조사결과로는 전체의약80%가 현직 의원중 그저 3~30명 정도가 존경할 만하다고보고 있는 셈이다.實勢와 후보라는 사람중에 이 30명 이내에 들지도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인가.
이런 한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곧이 곧대로 믿을 것은 못되지만우리 政界의 구성이나 정치樣態를 생각하면 정말 政界에 巨物다운巨物 또는 스타가 없다는 실망감이 절실하다.과거엔 政敵으로부터도 인간적 무게나 인격을 인정받는 정치가들이 더러 있었는데 요즘엔 누가 그런 사람인지 알 수도 없고,국민적 신망.인기가 있는 사람이 과연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정한 국민적 지지 기반과 이미지를 갖고 있는 巨物 또는 스타를 꼽는다면 아직도 金泳三.金大中 兩金씨가 있을 뿐이다.여기에 金鍾泌씨를 추가한다면 우리 政界는 여전히 3金시대다.누가 3金을 이어받을지 與고 野고 뚜렷이 부각된 인물이 없다.
지금 與野의「實勢」니 후보니 하는 사람들은 따져보면 대부분 兩金씨와의 관련성에서 位相과 세력을 얻고 있을 뿐 스스로 확보한 것이 아니다.與圈의 實勢로 불리는 民主系 몇 사람의 힘의 원천은 金泳三家의「家臣」이었다는데 있고,이들은 金 대통령이 신임하고 重用하면 實勢고 버리면 곧「失勢」다.民正系의 몇몇 實勢도 사정은 비슷하다.金鍾泌씨가 버티는 底力은 놀랍지만 그의 위상은 金대통령이 가끔『金대표를 중심으로 해나가라』고 해야 유지되는 인상이다.
民主黨을 봐도 金大中씨와의 관련에서 최고위원을 하거나 位相을확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정치에서 손을 뗐다는 金씨의 역할론이 끊임없이 나오고 民主黨 사람들은 大小事를 金씨에게 물어보고 싶어 늘 안달인 것 같다.大選꿈을 가졌다는 李基澤.鄭大哲씨는 모두「선생님이 돌아오신다면」기꺼이 후퇴할 뜻이 있음을 비친다. 與野의 이런 상황을 볼 때 진짜 實勢나 스타가 과연 있다고 할 수 있을까.진짜 實勢나 스타라면 兩金의 빛을 받아 반사하는 反射體가 아니라 스스로 빛을 발하는 發光體가 돼야 하는데그런 사람이 어디 있는가.
실제 이들의 정치 행태를 봐도 스타가 될만한 정치활동은 보기어렵다. 최근 與圈의 행정구역 개편을 둘러싼 힘겨루기,野圈통합을 둘러싼 主.非主流의 갈등을 보면 國益이나 국민을 향한 정치는 볼 수 없고 오로지 持分과 밥그릇 싸움,그 것 뿐이다.
국민이 보기엔 올망졸망한 고만고만한 인물들끼리 밤낮없이 티격태격 아웅다웅하는 것으로 밖엔 비치지 않는다.
가뜩이나 국민의 신뢰가 약한 政治圈에 이처럼 인물 형성이 되지 않고 있음은 심각한 문제다.스타 不在→국민의 정치 무관심→정치 허무→냉소주의의 코스가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자기 목소리 가져야 바야흐로 정치계절은 다가오는데 大選이든 市長이든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스스로 스타로 발돋움할 생각을 해야 한다.黨內 持分정치로는 스타가 될 수 없다.여기서 길게 말할 여유는 없지만 한가지만 말한다면 국민을 향해 자기 목소리를 못내 고 위험이 좀 따른다 싶으면 바른 말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스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그의 黨內持分만 크다고국민이 票를 찍을까.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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