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권도 국제화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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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의 전통적 國技인 태권도가 마침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에 이른 것은 우리 스포츠外交의 승리다.지난 30여년동안 민간 스포츠交流 차원에 머물렀던 태권도를 당당히 세계 모든 스포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리에 올려놓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특히 올림픽 종목의 채택을 놓고 경합을 벌여왔던 日本의 가라테나 中國의 우슈.쿵푸등을 따돌리고 남녀 8체급에 걸쳐 채택된 것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韓國의 位相을 크게 높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올림픽 메달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려 놓았다.
이와 함께 한국어가 영어.프랑스어.일본어에 이어 올림픽 무대에서 경기용어로 사용되는 네번째 언어로 등장하게 된 것도 우리의 자부심을 한껏 높여줄 것이다.하지만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만족하기 보다는 宗主國으로서 체면과 권위를 어떻게 계속 유지해나가느냐에 더욱 중요한관건이 걸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이 종주국인 유도의 경우에서 이미 드러난바 있지만 일단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나면 세계의 스포츠 강국들이 그 종목을 집중공략하는게 상례처럼 되어있다.태권도 규칙의 국제화.통일화가 우선 시급하고 그에 뒤따르는 기술개발 없이 는 오히려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빼앗김으로써 종주국의 체면에 먹칠을 하는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우리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채택을 끊임없이 방해해온 北韓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이번 결정을 계기로 또다른 공세를 펼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보면 태권도가 시드니 올림픽이후에도 계속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 태권도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國技院이 규모나 시설이초라한데다 내부적인 여러가지 갈등으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있는 반면 북한의「태권도 전당」이 국기원보다 5배나 큰 규모로국가적 차원으로 육성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 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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