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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 II호 발사 50주년 ‘라이카’라는 개를 추모하며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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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10면

11월 3일은 스푸트니크 II호 발사 50주년이다. 10월 4일은 스푸트니크 I호 발사 50주년이었다. 우리 기억에서 스푸트니크 II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I호(1957년 10월 4일 발사)에 비해 훨씬 덜하다.

그러나 스푸트니크 II호는 I호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라이카(Laika)라는 이름의 암캐가 타고 있었던 것이다. 라이카는 우주로 나간 최초의 지구 생명체였다. 라이카에게 산소와 음식이 제공됐다. 스푸트니크 II호는 높이 4m에 바닥 지름은 2m였다. 라이카를 싣기 위해 지름이 58㎝였던 스푸트니크 I호보다 크기도 훨씬 컸다.

불행히도 라이카를 지구로 다시 데려올 계획은 없었다. 발사 10일 후 독극물이 든 음식으로 안락사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라이카는 과도한 체온상승과 스트레스로 발사 불과 몇 시간 후에 죽었다. 그의 희생은 헛되지 않아 귀중한 정보가 축적됐고 러시아의 다른 인공위성에 시승한 두 마리의 개는 모두 생환했다.

소련은 스푸트니크 1호가 성공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II호를 쏘아올렸다. 소련의 공식 발표는 이랬다. I호 발사를 성공시키고 휴가를 즐기던 개발진은 두 번째 인공위성을 한 달 내로 개발하라는 명령을 받고 원대 복귀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스푸트니크 1호도 1∼2달 만에 개발해냈다는 것이 소련의 공식 입장이었다.

스푸트니크는 사회주의의 우수성 전파에 유용한 선전거리였다. 그래서 이 ‘1~2달 개발 기적’이 필요했던 것이다. 사실 미ㆍ소 간의 ‘우주전쟁’에서 초기에는 소련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58년 1월 31일에야 미국이 최초로 발사한 익스플로러 I호는 지름이 15㎝에 불과했다. 당시 소련 지도자 흐루쇼프는 미국 위성은 ‘포도 위성’이라고 빈정댔다.

이제는 미국과 러시아에 중국ㆍ일본ㆍ인도 등이 우주개발에 가세해 ‘제2차 우주전쟁’이 벌어진다고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1년 예산은 160억 달러, 유럽 항공우주국(ESA)은 40억 달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고작 1억6000만 달러다. 세계 우주개발 기관 중 16위다. 한국은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샌드위치가 될 것인가. 스푸트니크는 ‘길동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앞으로 벌어질 우주전쟁은 군사적 긴장감 없이 우주개발이라는 같은 길을 가는 ‘길동무’ 사이에 선의의 경쟁만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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