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나노 64기가 세계 첫 개발…사진 10만 장, 영화 80편 담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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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3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지하 국제회의실에서 새로 개발한 30나노 낸드플래시 샘플을 공개했다. 300㎜(12인치) 웨이퍼(上) 한 장이면 64기가비트(Gb) 칩(下) 100~200개를 만들 수 있다. [사진=김태성 기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0나노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8년째 '황의 법칙'을 입증했다. 1999년 256메가비트(Mb) 제품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2001년 1Gb, 2003년 4Gb에 이어 지난해 32Gb 제품을 선보이며 매년 같은 크기에 용량이 두 배인 낸드플래시를 내놓았다.

이번에 적용된 3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기술은 회로 폭이 머리카락 두께의 4000분의 1 정도인 초미세 기술이다. 64Gb 용량은 세계 인구 65억 명의 10배에 해당하는 640억 개의 저장 장소를 손톱만 한 크기에 모아 한 치 오차 없이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개발로 2009년부터 3년간 2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전준영(반도체 상품기획팀) 상무는 "이 제품 16개를 모아 128기가바이트(GB) 용량의 메모리카드 하나를 만들면 10만 장 이상의 사진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30나노미터 제품은 새로운 장비를 투입하지 않고 기존 라인을 개량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창우 기자 , 사진=김태성 기자

☞◆황의 법칙=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이 2002년 주장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증가하며 그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 등 PC 이외의 제품"이라는 법칙.

☞◆낸드플래시=전원이 끊기면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과 달리 그대로 저장되는 반도체가 플래시메모리다. 큰 용량이 장점인 낸드플래시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노어플래시를 밀어내고 시장 주력제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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